‘베테랑의 존재감’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10일(한국시간)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홈경기를 3-5로 졌다.
콕집어 말하자면 마무리 데이빗 베드나 한 명이 망친 경기였다.
3-1로 앞선 9회초 등판한 베드나는 아웃 한 개 잡는 사이 3피안타 1볼넷 4실점 허용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선발 마틴 페레즈가 8이닝 6피안타 7탈삼진 1실점 호투했지만, 이를 낭비하고 말았다.
이번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 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은 12.46으로 치솟았다.
주중 낮경기 열린 이날 경기 PNC파크에는 1만 58명의 적은 관중이 찾아왔다. 이들은 다잡은 경기를 망친 베드나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경기 후 취재진도 베드나의 생각을 듣기 위해 그에게 다가갔다.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드나가 인터뷰를 하려던 찰나 팀 동료인 1루수 라우디 텔레즈가 끼어들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지난 여섯 시즌 동안 토론토 블루제이스,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뛰었던 텔레즈는 베드나와 어깨동무를 한 뒤 베드나를 “피츠버그의 자존심”이라 칭했다.
이어 “우리는 좋은 팀이다. 이기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다. 우리는 이 선수가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올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늘 일어난 일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팀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에게 야유를 한 팬들에게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팬 여러분도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 그가 올스타에 뽑혔던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다. 조금 더 잘 대할 필요가 있다. 그는 두 차례 올스타에 뽑힌 선수”라고 말한 뒤 자리를 벗어났다.
베드나는 감정이 북받치는 표정으로 “동료들이 이렇게 나를 지지해주고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다”는 말을 남겼다.
베드나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39개의 세이브를 기록한 리그 정상급 클로저다. 2022, 2023시즌에는 올스타에 뽑혔다.
이번 시즌은 초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준비 과정이 순탄치 못했었다.
동료의 굳건한 지지를 확인한 베드나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피츠버그는 하루 휴식 후 필라델피아-뉴욕으로 이어지는 원정 7연전을 떠난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