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리 휴식을 줬어야 했는데…”
두산 베어스 박정배 투수코치는 곽빈의 휴식 시기가 미뤄진 점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팀 마운드 사정상 불가피하게 곽빈이 쉬지 않고 달려온 까닭이었다.
두산은 올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에서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동반 이탈하는 최대 위기를 맞이했었다. 시즌 자체를 망칠 수 있는 절체절명 순간 팀을 구한 건 곽빈이었다. 곽빈은 5월 다섯 차례 등판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 1.48 29탈삼진 10볼넷으로 맹활약하면서 팀의 선두권 싸움을 이끌었다. 곽빈은 5월 데뷔 첫 KBO 월간 MVP까지 품에 안았다.
하지만, 쉼 없이 달려온 곽빈에도 고비가 찾아왔다. 곽빈은 6월 1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5.1이닝 8피안타 6실점을 기록한 뒤 1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4이닝 7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졌다. 곽빈이 올 시즌 5이닝을 다 못 채운 건 16일 등판이 처음이었다.
결국, 박정배 코치는 곽빈에게 휴식을 권유했다. 토종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느낀 곽빈은 먼저 박 코치의 제안을 고사했다. 공은 이승엽 감독에게 넘어갔다. 이 감독은 17일 휴식일 동안 고심 끝에 18일 최종적으로 곽빈 휴식 부여와 1군 엔트리 말소를 결단했다.
이 감독은 18일 경기 전 “곽빈 선수가 개막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무리했다. 최근 2경기 등판에서 구위가 흔들린 게 사실이고, 전반기 남은 세 경기에서 다 뛰는 것보다는 10일 동안 쉰 다음 두 경기에 집중해서 던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에이스를 한 번 빼주는 게 마음이 아프지만, 오늘(18일)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은 “지난 주 일요일 등판 때는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5회까지 던졌다.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없을 때 곽빈 선수가 정말 잘 해줬다. 여름 고비를 고려해 한 번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게 좋을 듯싶다. 당장 이번 주는 큰 손실이지만, 향후 본인과 팀을 위해서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곽빈에게 휴식을 줄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완 장신 영건 김동주와 최준호의 존재감 때문이다.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에서 깜짝 활약한 최준호는 퓨처스팀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1군으로 올라온다. 김동주도 재조정 기간을 거친 뒤 지난 주말 선발 복귀 등판에서 5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김동주와 최준호는 나란히 이번 주말 삼성 라이온즈전 선발 마운드에 오를 계획이다.
이 감독은 “최준호 선수가 김동주 선수와 함께 주말 시리즈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두 선수의 등판 순서는 조금 지켜봐야 한다. 두 어린 선발 투수가 잘해준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곽빈은 6월 28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다시 선발 로테이션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그리고 7월 4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등판까지 마무리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이승엽 감독과 박정배 코치는 10일 휴식을 받은 곽빈이 5월 MVP 모드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10일 뒤 쉼표를 찍은 곽빈이 구위를 회복해 다시 팀 선두권 경쟁에 큰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