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구보다 열심히 시청자와 만난 배우 이종원이 ‘취하는 로맨스’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이종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선 ‘로코 남신’으로 등극했다.
최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취하는 로맨스’는 감정을 숨기는 게 당연한 ‘초열정’ 주류회사 영업왕 용주(김세정 분)와 감정을 캐치하는 게 일상인 ‘초민감’ 브루어리 대표 민주(이종원 분)의 설렘 도수 끌올 로맨스를 그린다.
이종원은 극중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감지하는 엠패스(empath), 초민감자이자 브루어리 ‘유일한’의 대표 윤민주 역으로 분해 열연했다.
“처음에 대본과 시놉시스를 봤을 때 가장 눈 여겨 본 건 저와 비슷한지, 안 비슷한지였다. 그런 걸 주로 봤는데 윤민주와 닮은 점이 많았다. 어쩌면 배우 이종원의 모습을 녹여내고 싶은 모습도 있었는데, 민주라는 친구가 어디서 튀어나온 게 아니라 저의 모습을 섞어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민주만큼 예민하지는 않지만,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의 감정을 자주 살피는 편이 닮았다고 밝힌 이종원은 “‘이 사람 되게 저렇게 웃을 수 있는 기분이 아닌 거 같은데 웃고 있구나’ 그런 민주의 특성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캐릭터를 새롭게 만들어낸다기보다 실제 느낀 걸 기반으로 하려고 했다. 초능력은 아니지만 섬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걸 표현했던 게 많았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민주의 감정을 연기하는 건 힘들었다. 실제로 그런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표현하거나 보여주지 않는데, 그걸 보여줘야 하는 장면이 많은데 섬세한 작업이었던 것 같다. 조금만 눈썹을 찡그린다거나 너무 초능력처럼 느껴질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런 걸 찍은 상대방이 주로 용주, 김세정 배우였는데 그가 많이 도와줬다. 감정을 연기하는데 있어서 도달하기 쉽지 않을 때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고 소통을 많이 했다. 소통으로 그런 장면을 만들어 나간 장면들이 많았다. 뒷부분은 애드리브로 만든 장면이 있을 정도였다. 이런 게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작업물이라는 게 이런 걸 뜻할 수 있겠다 싶었다. 너무 재밌었다.”
그렇게 완성한 이종원 표 ‘민주’는 ‘지상주류’의 열정적인 영업사원 채용주(김세정 분)와의 우연한 첫 만남 이후 사사건건 부딪치며 묘한 감정과 연민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랜 시간 함께 일해 온 마을 사람들과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온 윤민주가 조금씩 선을 넘어 채용주에게 가까워지는 모습은 설렘을 자아냈다.
올해만 주연작 세 작품을 추가한 이종원은 그만큼 책임감도 많이 쌓였다. “‘밤에 피는 꽃’ ‘취하는 로맨스’ 등을 거쳐 가면서 현장에 대한 책임감이 많이 쌓였다. 제일 많이 현장에서 지내는 사람으로서 저의 몸짓이나 표정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모든 사람들이 촬영에 들어가면 저만 바라보고 있을텐데 힘들다고 ‘너무 힘드네요’ 이런 모션을 취하고 태도로 방관하고 있으면 모든 사람이 차갑게 굳어버리는 것 같다. 그런 태도로 일관해본 적은 없는데 앞으로 더 더 그러면 안 되겠다는 걸 느꼈다.”
“책임감이 원동력이 되는 것도 맞는 것 같다. 촬영이 끝나면 너무 졸리고 지치지만 차에서 내리기만 하면 또 신나더라. 그거만으로도 행복하고 재밌어서.(웃음) 그리고 여러 드라마를 거치면서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네 번째 하게 됐는데, 저의 역할에 중요성을 느끼고 현장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간다는 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많이 느낀 것 같다. 이제는 내가 조금 더 현장에 리드라는 걸 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 테스트 촬영할 때부터 웃으면서 시작해서 웃으면서 끝내는 게 저의 바람이다.”
‘취하는 로맨스’를 통해 강인하면서 부드러운 윤민주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열연했던 이종원은 상대 배우와의 케미 등 여러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종원 배우에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라는 말을 듣기를 제일 바랐던 마음인데, ‘이 사람이 이 사람이었나’이런 배우로서 받기 행복한 칭찬과 반응을 봤다. 행복했다. 올해 세 가지 캐릭털르 다 보여주면서 올해만 해도 이런 정도의 범위를 연기할 수 있는 친구구나라는 게 어느 정도 증명이 되지 않았을까. 다음에 다른 작품을 하게 된다면 또 다른 걸 보여주고 싶다. 한 캐릭터 국한된 게 아니라 이 친구 어떤 걸 맡겨도 이런 식으로 소화할 수 있는 친구구나라는 걸. 그리고 그런 말이 매 작품마다 듣고 싶은 이야기이지 않을까.”
그만큼 연기에 대한 욕심도 더 강해졌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건 코미디적인 걸 해보고 싶다. 그렇다고 너무 웃긴 건 아니지만 휴먼 드라마 속에서 인간적으로 웃길 수 있는, 따뜻한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 또 하나는 늘 해보고 싶었지만 잘 닿지 못했던 웃음기 하나 없을 정도로 살벌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욕심을 늘 지니고 있다. 두 가지를 내년에 꼭 이뤄보고 싶다. 정말 따뜻하거나 차갑거나, 둘 중 하나. 누구보다 냉정한 모습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있기때문에 그걸 꺼내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무조건 꺼내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