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욕심에 방황했던 30세 좌완, 욕심을 내려놓고 LG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MK인터뷰]

LG트윈스의 스프링캠프가 진행중인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인디언스쿨 볼파크. 지난 19일(한국시간) 이곳에서는 LG 투수들의 라이브 피칭이 진행중이었다.

좌완 최채흥(30)은 이날 마운드에 오른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팀의 간판 타자들을 고루 상대한 그는 투구를 마친 뒤 만난 자리에서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자평했다.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구단에서 무리를 안시키려고 하니까 나도 급하게 올리지 않을 수 있어서 좋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등판을 마친 그는 오랜 시간 자신의 투구를 지켜 본 염경엽 감독에게 이야기를 들어야했다. “앞으로 야구의 방향성”과 관련된, 상당히 진지한 대화였다.

FA 보상 선수로 LG에 합류한 최채흥은 새로운 팀에서 다시 시작한다. 사진(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내가 구속에 욕심을 내는 것과 관련해 감독님이 ‘구속이 욕심을 낸다고 나오는 것도 아닌데 타자가 어려워할 수 이는 투수가 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하셨다. 체인지업이나 커브로 구속 조절을 하며 승부를 하면 그게 더 효과적이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셨다.”

더 빠른 구속으로 승부하고 싶은 것은 모든 투수들의 욕심이다. 더군다나 좌완이다.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빠른공을 던지는 좌완은 매력적이다.

그도 구속에 대한 욕심을 인정했지만, “욕심을 낸다고 그만큼 구속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감독님도 ‘내가 말한 대로 던지다 보면 구속도 더 나오게 돼있다’고 하셨다. 그렇게 자신감이 붙어 던지다 보면 구속도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구속에 대한 욕심보다는 장점을 살리는 투구를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목표에 더 빠르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염경엽 감독이 라이브BP를 마친 최채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조언을 하는 것은 지도자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선수의 몫이다. 어쩌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조언을 그가 이렇게 받아들인 것은 그만큼 그가 고통스런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일 터.

입대전까지 삼성라이온즈에서 안정적인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그는 전역 이후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지난 시즌은 최악이었다. 14경기에서 20이닝 던지며 평균자책점 6.3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14개의 탈삼진을 잡는 사이 12개의 볼넷을 허용할 정도로 투구 내용이 최악이었다.

LG에서 부활 노리는 최채흥, 라이브BP 소화

그는 “안되는 경기가 계속 이어지다보니 야구에 대한 그런 것을 조금 놔버린 거 같다. ‘올해 안되더라도 내년에 잘해보자’ 이런 것이 아니라 ‘계속 안되네?’ 이런식으로 약간 놔버린 것이 컸다. 욕심내는 부분에 대한 준비도 많이했는데 그게 안되니까 정신이 많이 무너졌다. 야구가 끝나면 집에가서 야구 생각은 안하고 딴짓하고 그랬던 거 같다”며 지난해를 되돌아봤다.

그가 말한 ‘욕심’은 구속 문제였다. “군대가기전에는 한 경기에 그래도 140 중반 이상은 구속이 나왔다. 그런 구속이 다시 나올거라 욕심을 냈는데 그게 안됐고, 공도 군대가기전보다 안좋아져서 그랬던 거 같다”며 구속 욕심이 앞서다 보니 무너졌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최채흥은 지난 시즌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 MK스포츠 DB

지난해 12월에는 FA로 이적한 최원태의 보상 선수로 LG로 이적했다. 보호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것은 선수에게 반가운 일만은 아니어을 터.

그는 “(버림받았다는 생각도) 조금은 있었다. ‘내가 전력 외 선수에 들어가는 느낌이구나’라고 느꼈다. 그래도 LG는 나를 필요로 하니까 뽑았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느꼈던 복잡한 감정을 털어놨다. “새로운 팅메서 동기부여도 되고 코치 선생님들이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팀원들도 열정 있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맞춰주려고 한다. 이제 야구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팀에서 잘 지내고 있음을 알렸다.

새로운 팀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하나같이 너무 열심히한다. 한 명이라도 느슨해질 법도 한데 그런 사람이 없다. 나도 더 열심히 하게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2025시즌 LG에서 활약하게 된 최채흥.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임찬규는 그를 가장 잘 챙겨주는 동료다. 자신이 앞으로 가야하는 방향을 아르켜주는 선배이기도 하다. “찬규형이 가볍게 쉽게 쉽게 던지는 스타일이니까 그런 느낌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나는 약간 딱딱한 느낌으로 던졌는데 (찬규형처럼) 던지면 이닝도 더 끌고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반짝하기보다는 찬규형처럼 꾸준히 길게 가고싶다”며 닮고 싶은 선배라고 말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공의 수직 움직임에 대해서도 “많이 올라왔다”며 고무적으로 평했다. “작년에는 평균 39 정도였는데 지금은 45이상, 좋을 때는 55까지는 나오고 있다”며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방황하는 시간도 있었고, 버려지는 아픔도 있었지만 이제 다시 일어설 일만 남았다. 그는 “계산이 서는 투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5이닝은 끌고갈 수 있는 그런 투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좋았을 때 그렇게 던졌었고, 그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니 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겠지만, 가능한 좋을 때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며 꾸준한 성적을 내고싶다”며 각오를 전했다.

[스코츠데일(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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