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급격히 무너졌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고백한 배우 박원숙이, 제주 곶자왈에서 “이 몸이 너무 연로하셨나 봐”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2천만 원짜리 이끼 바위에 비유되는 자연 앞에서, 그는 비로소 ‘쉬어야 한다’는 삶의 진실을 받아들였다.
8일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그동안 너무 열심히 일하느라 힘든 줄도 모르고 살았다”며 잠시 시간을 내 제주 여행을 떠났다고 이야기했다.
제주 곶자왈을 걷던 그는, 촬영장을 떠올리며 웃었다. “평창동에서 ‘구필수는 없다’ 찍을 때 바위에 이끼가 덮여 있었는데, 제작진이 ‘이끼 하나가 2천만 원짜리라 건드리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러더니 눈앞에 펼쳐진 이끼 바위를 가리키며 “여기는 2천만 원, 2천만 원, 2천만 원짜리가 바닥에 깔렸네?”라고 농담 섞인 감탄을 터뜨렸다.
함께 간 지인이 “언니, 많이 행복해 보인다”고 말하자, 박원숙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조용히 말했다. “이 몸이… 너무 연로하셔서 못 견딘 거 같아. 너무 열심히만 살았나 봐요.”
예능 스케줄, 촬영, 유튜브, 행사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박원숙은 스스로도 몰랐던 ‘체력의 바닥’을 제주에서야 자각한 듯했다.
“쉬니까 많이 좋아졌다. 좋은 치료도 받고 있다”는 말은 단순한 건강 회복의 표현을 넘어, 열심히 사느라 내 몸을 한번도 들여다보지 못했던 시간들, 그걸 알아차린 건 오히려 자연 앞에서였다는 사실, 이 두 감정이 겹쳐 만들어낸 고백처럼 들렸다.
그래서 그는 이끼 바위를 보며 웃다가도, “고마워요. 살면서 뭐 이렇게 감사할 일이 많아지지…”라고 속 깊은 말을 꺼냈다.
70대를 지나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하는 박원숙에게 이번 제주행은 단순 힐링이 아니라, ‘이제는 쉬어도 되는 나’를 인정하는 중요한 순간처럼 보였다.
자연을 바라보며 회복해가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또 하나의 작은 위로가 된다.
박원숙은 현재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 출연 중이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