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시즌 K리그1에 또 하나의 더비전이 열린다. 이번 시즌 승격에 성공한 부천FC1995와 가까스로 잔류를 확정한 제주SK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 팀은 연고지 이전과 부천의 창단 역사로 얽혀 있다. 1982년 유공코끼리 축구단으로 시작한 제주는 1996년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으로 인해 부천으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이름 역시 부천유공으로 바뀌었고, 1997년부터는 모기업 유공이 SK로 회사명을 개칭하면서 부천SK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06년 부천과 SK프로축구팀이 결별한다. SK프로축구팀이 지금의 제주 서귀포시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SK프로축구팀은 이후 제주유나이티드를 거쳐 지금의 제주SK가 됐다.
부천 팬들은 팀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고, 2007년 지금의 부천FC가 창단을 맞이했다. 초반에는 K3리그에 머물다 K리그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부터 K리그2에 참가했다. 원년 멤버로 줄곧 2부를 지킨 부천은 이번 시즌 리그 3위로 최고 성적에 이어 처음 참가하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부의 수원FC를 꺾는 이변을 만들며 창단 18년 만에 승격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두 팀이 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친 건 제주가 2부로 강등됐던 2020년이다.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해 무관중 경기를 치러야 했다. 3번의 만남에서 모두 제주가 승리하며 부천은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이후 올해 코리아컵에서 5년 만에 만났다. 부천이 코리아컵 3라운드 진출에 성공하면서, 제주와 맞붙게 됐다. 지난 4월 열린 경기에서 부천은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1-0 신승을 거뒀다. 7,013일 만에 SK가 부천을 떠난 한을 푸는 순간이 됐다.
부천 이영민 감독은 제주와 맞대결을 반겼다. 지난 8일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격을 확정한 뒤 “리그 내에서 라이벌 구도와 각 팀만의 이야기는 항상 존재해야 한다. 리그에 많은 흥행 요소가 될 수 있다. 제주와 맞대결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뿐만 아니라 K리그 구성원 모두가 계속해서 이야기를 써 내리고,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리그에도 좋은 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1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승격 기자회견에서도 이 감독은 제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가장 기대되는 매치업으로 ‘제주’를 꼽으며 “아마 우리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경기가 될 것이다. K리그를 응원하는 팬들 또한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리그 내 또 하나의 흥행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더 재밌는 축구와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 예전에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매치와 같은 빅매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미 K리그1에는 연고지 더비가 있다.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을 차지한 FC안양이 승격을 확정하며 서울과 세 차례나 맞대결을 펼쳤다. 연고지 역사를 두고 이전과 복귀로 대립되는 두 팀의 경기는 많은 주목을 받았고, 1승 1무 1패로
이번 시즌 K리그1에는 연고지더비가 세 차례나 열렸다.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팀인 FC안양이 승격을 확정하며, 이전과 복귀로 대립되는 연고지 역사로 얽힌 서울과 맞대결이 열렸다. 두 팀은 세 번 만나 1승 1무 1패로 접전을 이뤘다. 또 세 경기 모두 구름 관중이 운집하며 K리그 흥행에도 큰 힘이 됐다.
새로운 연고지더비로 떠오른 부천과 제주 또한 다음 시즌 어떤 대결 구도와 분위기를 선사할지 주목된다.
[부천=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