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 다음 올림픽을 향해 또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열심히 도전하겠다.”
아쉬움의 눈물이 남았지만, 좌절은 없다. 김민선이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을 약속했다.
김민선은 16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8초01을 기록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김민선은 최종 14위에 머물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금메달은 36초49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펨게 콕이 차지했으며, 유타 레이르담(이상 네덜란드·37초15), 다카기 미호(일본·37초287)가 그 뒤를 이었다.
경기 후 김민선은 “사실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시원하지 않고, 섭섭한 마음이 99%”라며 “이번 시즌 준비하면서 워낙 힘들고 답답한 부분이 많았다.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100% 자신감으로 준비해도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적인 생각들이 스스로를 힘들게 한 것 같다. 그런 부분마저도 선수로서의 역량이라고 생각하고 아쉽지만 받아들일 것”이라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가장 잘 탄 시즌을 제외하고는 항상 100m가 문제였는데, 올 시즌도 그 기록이 저를 괴롭히지 않았나 싶다. 그 기록을 단축해야만 500m에서 좋은 경기를 만들 수 있는데, 시작 자체가 아쉽다 보니 전체적으로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다 아쉬웠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민선은 명실상부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에이스다.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6차 월드컵 여자 500m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쓸어담았다. 2024년 2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했으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2개(팀 스프린트, 500m)와 은메달 1개(100m)를 목에 걸었다.
다만 이런 김민선에게도 올림픽 무대는 쉽지 않았다. 2018 평창 대회 여자 500m 16위, 2022 베이징 대회 같은 종목 7위에 오른 뒤 이곳 밀라노에서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그는 “지난 올림픽들을 통해 많이 배웠다. 특히 베이징 대회 이후 결과를 내왔기에 이번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생각해 더 열심히 준비했는데, 놓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과욕이 부른 ‘참사’라고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살짝 그런 느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특히 (금메달을 딴) 콕 선수 같은 경우에는 올 시즌 어떤 부분을 다르게 준비했기에 저렇게까지 기록을 단축할 수 있었는지 선수로서 궁금증이 커진다. ‘저 선수도 했는데 나도 할 수 있지.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여러 감정이 동시에 든다. 어쨌든 지금은 끝났다. 후회하거나 누구를 탓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밀라노에서의 여정은 다소 아쉽게 됐지만, 김민선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아직 은퇴할 것은 아니니 이런 것도 경험이라 생각하고 다음 시즌, 다음 올림픽을 향해 또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또 열심히 도전하겠다. 그땐 100% 자신감 있는 상태를 만들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끝으로 김민선은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4년 뒤를 기약하는 게 빠른 것 같긴 하지만, 베이징 대회 이후 4년도 정말 빨리 지나갔다. 선물 같은, 꿈 같은 시간이었다. 다음 4년도 그 시간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더 좋은 선수가 되고자 잘 준비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