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 조정식이 수능 문항 거래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배드티처스 : 일타강사와 문제팔이 선생님’ 편을 통해 사교육 시장에서 이뤄져 온 문항 거래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수능 영어 영역 대표 강사로 꼽히는 조정식이 제작진의 질문을 받는 모습이 공개됐다.
제작진이 문항 거래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묻자 조정식은 “카메라 치우세요”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검찰 기소 내용에 수능 23번 관련된 내용이 있던가요, 없던가요? 경찰 단계에서부터 아예 혐의가 인정 안 됐다”고 말했다.
또 제작진이 “문항이 겹친 것이 정말 우연이었느냐”고 묻자 조정식은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촬영 중인 제작진을 향해 “너 왜 찍니, 나”라고 말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정식은 경비원으로 보이는 인물에게 “앞으로 이렇게 오면 치워달라”고 말한 뒤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조정식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지문이 자신이 수능 두 달 전 출간한 모의고사에 실렸던 지문과 사실상 동일하게 출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지문은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의 저서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책에서 같은 지문이 모의고사와 수능에 모두 등장하면서 우연인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경찰 수사에서는 조정식이 해당 문항을 현직 교사에게서 구매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사 결과 문항은 한 교사를 거쳐 EBS 교재 집필 과정에 포함됐고, 이후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한 교수가 이를 시험 문제로 출제하면서 동일 지문이 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정식과 함께 기소된 문항 거래 업체 관계자 김모 씨는 PD수첩 인터뷰에서 자신이 조정식의 ‘고스트 라이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조정식 강사와는 철저한 갑을 관계였다”며 문항 거래 과정에 대해 폭로했다.
조정식은 현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정식이 2020년 김 씨에게 현직 교사로부터 수업용 영어 문항을 받아오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했다.
조사 결과 김 씨는 전·현직 교사에게 총 67회에 걸쳐 약 8351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사립학교 교원은 직무와 관계없이 1회 100만원,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을 수 없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교육 시장에서 ‘실전 모의고사’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직 교사와 사교육 업체 사이 문항 거래가 관행처럼 이뤄졌다는 정황도 공개됐다.
교육부가 실시한 자진 신고에서는 322명의 교사가 문항 거래 사실을 신고했으며, 감사원 조사에서는 249명이 위법·부당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정식과 관련된 문항 거래 의혹을 둘러싼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박찬형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