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방송가를 호령하던 이휘재가 마침내 긴 침묵을 깨고 대중 앞에 섰다. 화려한 MC석이 아닌,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쥐고 무대 위에 선 그의 모습은 예전의 여유로운 ‘휘재형’이 아닌, 간절함을 품은 ‘플레이어’ 그 자체였다.
28일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이휘재는 4년이라는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그 이면에는 복귀를 향한 처절한 고뇌와 두려움이 숨겨져 있었다.
이휘재의 복귀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는 이날 무대를 준비하며 겪은 중압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섭외 전화를 받고 제작진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너무 힘들어지면 안 나가도 괜찮다고 문자를 보냈다”며 출연 고사를 고민했던 심경을 전했다.
극심한 긴장감은 신체적 증상으로도 나타났다. 녹화 3주 전부터는 꿈속에서 입이 열리지 않는 가위에 눌릴 정도로 압박감에 시달렸다는 것. 리허설 도중에는 만감이 교차한 듯 눈물을 보여 현장 스태프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했다.
무대 위에 오른 이휘재는 방송국 조명 아래 다시 띄워진 자신의 이름을 보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제 이름이 이렇게 다시 띄워질 거라고는 사실 생각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32년 만에 무대에서 발라드를 완창해야 하는 상황, 그는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을 선택해 자신의 현재 심경을 담백하게 쏟아냈다.
그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노래가 끝나자 방청객석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일부 방청객들은 이휘재의 떨리는 목소리에 동화되어 함께 눈물을 흘리며 그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댓글 창은 이휘재를 향한 응원 물결로 가득 찼다. “쌍둥이 보고 힘내세요”, “가족이 있는데 두려울 것 없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이제는 꽃길만 걷길 기도한다” 등 훈훈한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한 시청자가 남긴 “활동을 오랜 기간 했으면 방송이 본인 인생의 전부였을 텐데, 오늘 같은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다음에는 무슨 일이든 회피하지 마시고 떳떳해지시길 바란다” 는 댓글은 이휘재의 복귀를 바라보는 대중의 복합적인 감정을 관통했다. 이는 단순한 응원을 넘어, 베테랑 방송인으로서 그가 가져야 할 책임감을 당부하는 묵직한 메시지였다.
4년의 긴 터널을 지나 다시 마이크를 잡은 이휘재. “시간을 되돌릴 순 없으니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다짐처럼, 이번 ‘불후의 명곡’ 출연이 그에게 ‘용기’라는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을지 연예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