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안정적인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힘내서 던지겠다.”
올해 초 순항 중인 NC 다이노스에 또 하나의 선발 자원이 착실히 준비 중이다. 김녹원의 이야기다.
김녹원은 2일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 퓨처스(2군)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NC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부터 좋았다. 1회말 한동희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이태경을 6-4-3(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이어 김호범은 삼진으로 솎아냈다.
2회말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김동현의 볼넷과 조민영의 삼진, 이인한의 좌전 2루타로 1사 2, 3루에 몰렸으나, 정문혁(3루수 땅볼), 김한홀(삼진)을 잡아냈다. 3회말에는 이지훈(2루수 플라이), 한동희(우익수 플라이), 이태경(3루수 땅볼)을 돌려세우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4회말에도 호투는 계속됐다. 김호범(좌익수 플라이), 김동현(좌익수 플라이), 조민영(2루수 땅볼)을 차례로 물리쳤다. 5회말 역시 이인한(2루수 땅볼), 박건우(유격수 직선타), 김한홀(2루수 땅볼)을 막아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세가 오른 김녹원은 6회말 이지훈, 한동희, 이태경을 유격수 땅볼, 1루수 플라이, 낫아웃으로 처리했다. 이후 7회말에도 김호범, 김동현, 조민영을 삼진, 2루수 땅볼,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요리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7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72구에 불과했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km로 측정됐다. 김녹원의 이런 호투에 힘입은 NC는 롯데를 4-0으로 격파했다.
경기 후 김녹원은 NC 퓨처스 팀 SNS를 통해 “지난 경기에서는 100%로 전력을 다해 던지겠다 생각했었다. 오늘은 상대 타자들을 맞혀 잡는 투구를 했다. 투구 수도 아끼며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야수 형들도 좋은 플레이를 해줬다. 점수도 내줘 마운드에서 더욱 자신있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야수 형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무등중, 광주제일고 출신 김녹원은 2022년 2차 3라운드 전체 30번으로 NC에 지명된 우완투수다. 2023~2024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고, 많은 잠재력을 지녔다 평가받았지만, 지난해 전까지 1군에 데뷔하지 못했다.
이런 김녹원에게 2025시즌은 의미있는 시기가 됐다. 전천후로 21경기(70이닝)에 나서 3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6을 찍었다. 단순히 성적표만 놓고 봤을 때 아쉬울 수 있으나, 선발진이 흔들릴 때 한 자리를 든든히 지켰다.
비시즌에는 ‘미국 유학’도 다녀왔다. 지난해 10월 26일부터 11월 24일까지 김태훈, 이준혁과 함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위치한 트레드 애슬레틱스(Tread Athletics)를 찾아 킥 체인지업을 익혔다.
그러나 올해 초반 행보는 좋지 못했다. 두 차례 시범경기에 출전했으나, 1승 평균자책점 5.06(5.1이닝 3실점)에 그치며 5선발 경쟁에서 탈락했다. 결국 개막 엔트리에도 그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김녹원은 다시 절치부심했다. 3월 27일 울산 웨일즈와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는 4.2이닝 3피안타 1피홈런 3사사구 5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렸지만, 이날 호투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선발 자원들의 부진, 부상 등으로 고전했던 NC는 올해 견고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구창모, 커티스 테일러, 토다 나츠키, 신민혁, 드류 버하겐 등 다른 구단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선수들이 포진 중이다. 당장은 자리가 없는 것이 사실. 단 시즌을 치르다 보면 기회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언젠가는 1군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 터. 김녹원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CAMP 2(NC 스프링캠프) 때 준비했던 부분들을 계속 퓨처스에서 던지면서 더욱 내 것으로 만들려 노력하겠다”며 “부모님도, 팬 분들도 많은 응원을 해주시고 있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계속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힘내서 던지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