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딸이 있다.”
프리미어리그 강등 위기에 빠진 토트넘 홋스퍼, 그들은 결국 이고르 투도르 대신 로베르토 데 제르비를 선택,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올림피크 마르세유 시절, 황희찬을 간절히 원하기도 했던 데 제르비. 그는 이제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고 프리미어리그 잔류라는 큰 숙제를 맡게 됐다.
다만 지금은 데 제르비에 대한 관심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의 토트넘 활약에 대한 기대보다 과거 메이슨 그린우드를 옹호한 발언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린우드는 과거 강간 미수, 통제 및 강압적 행동, 그리고 신체적 피해를 동반한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물론 모두 취하되면서 현재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잉글랜드 최고 유망주의 몰락. 그러나 데 제르비는 모두가 눈치만 보고 있었던 그린우드를 영입, 마르세유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리고 그린우드는 2024-25시즌 우스만 뎀벨레와 함께 득점 공동 1위(21골)에 올랐다.
데 제르비는 당시 “나는 누구의 사생활에도 관여하고 싶지 않다. 심지어 내 자녀의 사생활에도 개입하지 않는다. 모두에게 자유를 주고 싶기 때문이다”라며 “내가 아는 건 그린우드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큰 대가를 치렀다. 그리고 이곳(마르세유)에서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찾았고 사랑과 지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는 그린우드는 잉글랜드에서 묘사된 모습과 매우 다르다. 그의 삶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지는 못하더라도 안타깝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랬던 데 제르비가 토트넘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는 소문이 들리자 팬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도 존재했다. 데 제르비의 지도력을 의심한 건 아니다. 단지 그린우드에 대한 발언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데 제르비는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고 이제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구단과의 공식 인터뷰를 통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데 제르비는 “나는 여성에 대한 폭력, 어떤 사람에 대한 폭력을 결코 가볍게 여겼던 적이 없다. 나는 늘 가장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의 편에 서기 위해 싸웠고 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경기에서 이기거나 추가적인 타이틀을 얻기 위해 타협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이 문제(그린우드)와 관련된 발언으로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면 사과드린다. 내게도 딸이 있고 이런 문제에는 매우 민감하다. 항상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나를 더 잘 이해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 당시 나는 특정한 입장을 보이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더했다.
사실 데 제르비가 그린우드에 대해 어떻게 발언했고 반응했는지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이끄는 것.
데 제르비는 “나는 5년 계약을 맺었고 큰 도전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다음 시즌 역시 토트넘의 감독일 것이다. 특히 지금의 토트넘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도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도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 토트넘에 있어 분명 어려운 시기이지만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올바른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선수들을 믿는다. 우리가 누구인지, 선수들이 어떤 존재인지 다시 떠올려야 한다. 우리는 훌륭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의 자신감,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