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힘은 대단했다. V-리그 최고 공격수로 평가받는 지젤 실바(GS칼테스)는 3년 만에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GS칼텍스는 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진에어 2025-26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점수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GS칼텍스는 챔피언결정전 전승(3승)으로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2020-21시즌 여자부 최초 트레블(KOVO컵 + 정규리그 + 챔피언결정전)을 달성한 GS칼텍스는 5년 만에 나선 봄 배구에서 최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3위로 우승을 차지한 건 이번이 역대 4번째, 3위 팀이 전승으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역사적인 우승에 1등 공신은 당연 실바다. 2023년 GS칼텍스에 합류한 실바는 여자부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모든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있고, 3시즌 연속 1,00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공격점유율 47.33%로 팀 전력의 절반을 책임졌다.
이로 인해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몰빵배구’에 깊은 고민을 가졌으나 단기전인 봄 배구에서 이를 주력으로 앞세워 준플레이오프(단판), 플레이오프(3전 2승제)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6연승을 내달렸다. 실바 역시 팀의 신뢰에 화답하며 6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을 퍼부었다.
3년 만에 V-리그 챔피언에 오른 실바는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영예도 안았다. 우승 후 실바는 “이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3년 동안 원했던 꿈을 이룰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쁘다. 우리 팀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실바는 경기 중 갑작스러운 무릎 통증에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3세트 막판 왼쪽 무릎 부위를 잡았다. 절뚝이는 모습이 있었지만, 다시 높게 뛰어오르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만성적인 통증이다. 무릎이 안 좋은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이틀 정도 쉬면 괜찮아질 거다. 현재 팀원 모두 몸이 좋지 않다. 선수 각각 부상이 있다. 여기까지 와서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포기할 이유도 없었다. 동료들 얼굴에도 마지막까지 싸워보자는 마음이 전달됐다”라고 설명했다.
우승의 또다른 원동력은 딸 시아나의 존재도 있다. 이번 우승은 실바 개인 커리어 7년 만이다. 2020년 시아나가 태어나기 전인 2018-19시즌 폴란드 리그 이후 처음이다. 출산 후 육아와 배구를 병행하면서 얻은 성과라 특별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날 시아나는 엄마에게 우승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시구자로 나섰다. 경기 전 네트를 넘기며 팬들의 즐거움과 놀라움을 자아냈다. 실바 역시 딸의 모습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실바는 시아나 이야기에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눈빛을 보였다. 그는 “시아나와 연습했는데, 처음에 네트를 넘기지 못했다. 어제까지 그랬다. 수많은 관중 앞에서 네트를 넘기기 쉽지 않았을 텐데 놀라웠다. 배구에 100% 재능이 있다”라고 말했다.ㅁ
모두가 GS칼텍스의 우승을 실바가 견인했다고 말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영택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모든 공을 돌렸다. 그는 “이영택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몸 관리에 많은 도움을 줬다. 선수들이 코트 위에 오르기까지 혼자만의 힘으로 올라갈 수 없다. 많은 사람의 도움과 노력이 필요하다. 팀의 섬세한 관리가 없었다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에 이어 실바 붙잡기에 나선다. 이 감독 역시 “실바와는 많은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알렸다. 실바는 거취를 두고 “은퇴 예정은 없다. 2~3년 더 뛸 수 있다”라며 “잔류에 대해 바로 답하기는 어렵다”라고 말을 아꼈다.
[장충(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