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승리는 오늘까지만 기뻐하겠다.”
고양 소노는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접전 끝 80-72로 승리했다.
잠실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한 소노, 그들은 4강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100%(25/25)를 확보했다. 그리고 창단 첫 4강까지는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
‘New King’ 이정현은 이날 역시 빛났다. 그는 37분 12초 출전, 22점 2리바운드 6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 소노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최원혁을 필두로 한 SK 앞선 압박에 고전한 이정현이다. 하나, 3쿼터에만 12점을 집중하는 등 후반 15점 폭발, 자신이 왜 MVP인지 증명한 그다.
이정현은 “SK가 2차전에는 더 강하게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우리 생각보다 더 강하게 나온 것 같아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 선수들과 끝까지 해보자고 했고 그 부분이 잘 통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의지가 후반 원동력이 되어 기분 좋은 승리로 이어진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14일은 이정현의 생일, 그래서일까. 잠실을 가득 채운 소노 팬들은 전반 종료 후 노래를 부르며 에이스가 태어난 날을 축하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이정현의 이름을 외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정현은 “정말 감동받았다. 3차전은 고양으로 가는 만큼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한다. 열정적이고 뜨거운 응원을 해주는 팬들 앞에서 확실하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3쿼터 ‘17-0 스코어 런’은 승리의 발판이 됐다. 14점차까지 밀렸던 전반 열세를 순식간에 뒤집은 순간. 특히 1차전에 제대로 통한 수비 성공 후 템포 푸시가 살아난 것도 이때였다.
이정현은 “전반에는 SK의 3점슛이 잘 들어갔고 리바운드까지 내주면서 1차전에 잘 통한 템포 푸시가 잘 나오지 못했다. 전반 이후 선수들에게 리바운드와 수비, 템포 푸시 등 우리 농구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며 “후반부터 (네이선)나이트와 이기디우스(모츠카비추스)가 (자밀)워니를 잘 막았고 리바운드 이후 첫 패스를 빠르게 연결해주면서 템포 푸시가 잘 되기 시작했다. 두 선수가 득점은 많지 않아도 팀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이 크다. 그 부분이 승리의 포인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승욱과 임동섭, 김진유 등 소노 Big3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는 선수들의 힘도 지금의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정현 역시 이 부분을 잊지 않았다. 그는 “정말 너무 감사할 뿐이다. (최)승욱이 형, (김)진유 형, (임)동섭이 형 등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까지 너무 잘해주고 있다. 팀이 어려울 때, 쫓길 때마다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정말 크게 고맙다. 그래서 나 역시 공격과 수비에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소노는 이제 고양으로 넘어가 창단 첫 4강을 확정 지으려 한다. KBL 출범 후 6강 1, 2차전을 승리한 팀은 모두 4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과정이 중요하다. 3차전이 아닌 4차전, 5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체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노 입장에서만 보면 3차전에서 끝내고 다음을 준비하는 게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다. 4강에서 기다리는 건 다른 팀도 아닌 ‘정규리그 챔피언’ LG다.
이정현은 “당연히 3차전에서 끝내고 싶다. 근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농구이기도 하다.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1차전이라는 마음, 그때의 각오로 나설 것이다. 잠실 원정에 정말 많은 팬이 와줬는데 이제는 고양 홈인 만큼 더 많은 분이 올 것 같다.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오늘 승리는 오늘까지만 기뻐하겠다. 그리고 고양에서 마무리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