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핸드볼의 ‘언더독’ 베르기셔 HC(Bergischer HC)가 유럽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SC 마그데부르크(SC Magdeburg)를 무너뜨리고 구단 역사상 첫 DHB(독일 핸드볼)컵 결승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베르기셔는 지난 18일(현지 시간) 독일 쾰른의 랑세스 아레나(LANXESS arena)에서 열린 2025-26시즌 DHB컵 준결승전에서 마그데부르크와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부 던지기에서 31-30(전반 11-11, 정규 시간 22-22, 연장전 27-27)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주인공은 노아 베이어(Noah Beyer)였다. 베이어는 정규 시간과 연장전, 그리고 승부 던지기까지 단 한 차례의 실수도 없이 7m 드로우를 성공시키며 팀 내 최다인 7골을 기록했다. 특히 승부 던지기 마지막 주자로 나서 골망 왼쪽 상단을 가르는 슛으로 대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골문에서는 크리스토퍼 루데크(Christopher Rudeck) 골키퍼의 활약이 눈부셨다. 루데크는 정규 시간 동안 상대의 7m 드로우를 세 차례나 막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고, 승부 던지기에서도 결정적인 선방을 선보이며 마그데부르크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베르기셔는 초반부터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마그데부르크를 압박했다. 한때 8-5로 앞서나가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11-11 동점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마그데부르크의 공세가 거세졌으나, 베르기셔는 핀 항슈타인(Fynn Hangstein)과 엘로이 모란테 말도나도(Eloy Morante Maldonado)의 득점으로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정규 시간을 22-22로 마친 두 팀은 연장전에서도 27-27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결국 승부 던지기에 돌입했다.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속에 루데크 골키퍼가 마그데부르크의 마지막 슈터 마티아스 무셰(Matthias Musche)의 슛을 막아냈고, 이어 베이어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베르기셔의 역사적인 승리가 확정되었다.
베르기셔 HC 마르쿠스 퓌츠(Markus Pütz)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에게는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다. 강호 마그데부르크를 상대로 60분간 22실점으로 막아낸 선수들의 열정적인 수비가 자랑스럽다. 지역 팬들의 응원 속에서 결승에 진출하게 된 것은 정말 ‘위대한 시나리오’와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SC 마그데부르크 베넷 비게르트(Bennet Wiegert) 감독은 “베르기셔의 결승 진출은 충분히 자격이 있다. 우리는 평소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슛 성공률도 너무 낮았다. 패배를 인정하는 것도 큰 용기다. 라커 룸 분위기는 처참하지만, 상대의 승리를 축하한다”라고 말했다.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는 베르기셔 HC는 결승에서 베를린(Füchse Berlin)과 격돌한다. 베를린은 준결에서 TBV 렘고 리페(TBV Lemgo Lippe)를 39-36으로 이기고 결승에 입성했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