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이런 농구가 있구나.”
숭의여중 2학년 시절 박지현의 눈은 코트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지난 2014년 박지현은 다른 11명의 유망주와 함께 한국여자농구연맹이 주최한 유소녀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의 하나로 방문한 스테이플스센터(지금의 크립토닷컴 아레나). 이곳에서는 WNBA경기가 열리고 있었고, 그 경기는 한 소녀의 마음을 완전히 뺏고 말았다.
“그때 경기를 한 팀이 LA스파크스였다. 그날 경기를 보면서 ‘이런 체육관에서 농구를 하면 얼마나 행복하고 그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꿈이 생긴 거 같다. ‘이 무대에서 꼭 뛰고 싶다’ 그런 꿈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12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박지현(26)은 대한민국 여자 농구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로 성장했고 그대 꿈꿨던 스파크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샌디에이고대학 농구부 훈련장에서 트레이닝 캠프 진행중이다.
비록 아직 로스터 자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캠프에 합류한 신분이지만, 그에게는 지금 순간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21일(한국시간) 훈련장에서 만난 박지현은 “스파크스는 내게 WNBA를 꿈꾸게 해준 팀”이라며 “스파크스에게서 연락받았을 때 뭔가 벅차오르는 감정이 느껴졌다. ‘이 꿈을 내가 정말 이루게 된다면, 정말 그 무대에서 뛰게 된다면?’이라는 상상하며 동기부여도 많이 받는 거 같다”며 자신의 감정을 전했다.
박지현의 미국 도전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뤄진 것은 절대 아니다. 2023-24시즌 우리은행을 WKBL 우승으로 이끈 그는 이후 해외 진출을 택했다. 호주 2부 리그 NBL1을 시작으로 뉴질랜드 여자 농구 리그를 거쳐 스페인 2부 리그, 그리고 다시 뉴질랜드 리그를 거쳤다.
비록 이틀간의 훈련이 전부지만, 다양한 리그를 경험한 그에게 미국 농구는 어떻게 다가올까?
그는 “당연한 얘기겠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곳이고 구단 스태프 분들도 최고인 분들이 모였기에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농구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이어 “피지컬은 당연하고, 그 이외에 수비 등 모든 부분에서 한 단계 앞서 나가는 거 같다. 훈련에서 디테일한 부분도 다르다. 훈련 전 비디오 미팅에서 분석한 내용들을 우리에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 ‘와 정말 디테일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시스템을 한국에 가져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며 선진 농구를 경험하는 소감에 대해 말했다.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내게 있어 소중한 기회”라 표현한 그는 “이곳은 내가 그리던 꿈의 무대다. 연습할 때 마다 그 꿈을 현실로 이뤄나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고 있다. 연습할 때뿐만 아니라 그 이외에도 느끼는 바가 많기에 지금 나는 너무 행복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 장신 가드로 불렸던 그이지만, 이곳에서는 그보다 체격이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런 어려움마저도 박지현에게는 “값진 경험”이 되고 있다. 그는 “최고의 무대에 와서 겪고 있는 것인 만큼 어렵다고 생각하기보다 내게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조금 더 부딪혀 보고 그래야 할 거 같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인터뷰를 마친 박지현은 다시 슈팅 연습을 위해 농구공을 집어 들고 코트로 향했다. 꿈의 무대를 향한 그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