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MT 멜중겐(MT Melsungen 독일)이 마침내 구단 역사상 첫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유럽 핸드볼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멜중겐은 지난 5월 31일(현지 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Barclays Arena에서 열린 2025/26 EHF 남자 핸드볼 유러피언리그 결승전에서 같은 분데스리가의 명가 THW 킬을 24-23(전반 13-12)으로 꺾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숨 막히는 수비 전이자 역대급 명승부였다. 경기 내내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으나, 멜중겐은 전반 20분 9-10으로 뒤진 이후 경기 종료 때까지 단 한 번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2025년 대회 4위에 머물렀던 멜중겐은 두 번째로 밟은 파이널스 무대에서 자국 리그와 국제 대회를 통틀어 구단 역사상 최초의 공식 대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로써 멜중겐은 SC 마그데부르크, 베를린, SG 플렌스부르크에 이어 유러피언리그 정상에 오른 네 번째 독일 클럽이 됐다. 준결승과 결승 2경기에서 총 27개의 신들린 선방을 기록한 멜중겐의 골키퍼 네보이샤 시미치(Nebojsa Simić)는 이번 대회 최우수 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전반전은 양 팀의 끈끈한 수비가 맞붙은 불꽃 튀는 전면전이었다. 초반 20분까지는 THW 킬이 근소한 우세를 점했으나, 이내 멜중겐의 매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멜중겐의 수문장 네보이샤 시미치가 결정적인 슈팅들을 잇달아 걷어내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시미치의 선방에 힘입은 멜중겐은 7-9로 뒤지던 경기를 전반 26분 12-11로 뒤집었고, 이 1점 차의 리드를 전반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지켜내며 13-12로 전반을 마쳤다.
한편, THW 킬은 전반 20분 동안 단 1개의 선방에 그친 국가대표 골키퍼 안드레아스 볼프(Andreas Wolff)를 빼고 곤살로 페레스 데 바르가스(Gonzalo Pérez de Vargas)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전은 코트 위 모든 공간에서 치열한 육탄전이 전개됐다. 양 팀 수비벽이 워낙 단단해 공격수들이 슛 기회를 잡는 것조차 고난의 연속이었다.
실제로 후반 첫 15분 동안 양 팀이 넣은 골은 각각 4골에 불과했다. THW 킬의 페레스 데 바르가스 골키퍼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3연속 선방을 기록하자, 멜중겐의 시미치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방 쇼로 맞불을 놓았다.
킬은 멜중겐이 2점 차로 달아날 때마다 끈질기게 쫓아왔고, 후반 55분 루카스 라우베(Lukas Laube) 등의 활약으로 21-21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멜중겐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곧바로 다시 달아났다.
경기 종료 2분 전, 멜중겐의 시미치 골키퍼가 다시 한번 영웅으로 떠올랐다. 연속 필드 슛 선방에 이어 킬의 전담 키커 루카스 제르베(Lukas Zerbe)의 7m 드로우까지 막아내며 붉은 유니폼을 입은 멜중겐 팬들을 열광시켰다.
킬은 경기 종료 55초를 남기고 루카스 라우베가 다시 23-23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듯했다. 그러나 멜중겐에는 다비드 만디치(David Mandić)가 있었다. 만디치가 침착하게 24-23을 만드는 결승골을 꽂아 넣었다. 경기 종료 직전 킬에게 마지막 직접 프리드로우 기회가 주어졌으나, 멜중겐의 단단한 벽에 막히며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멜중겐의 로베르토 파론도(Roberto Parrondo) 감독은 유럽핸드볼연맹과의 인터뷰에서 “팬들, 선수단, 구단, 그리고 우리 가족들 모두에게 정말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다. 킬에게 이 순간이 얼마나 가혹하고 힘든지 잘 안다. 그들은 훌륭한 팀이기에 곧 전열을 가다듬고 더 좋은 시간과 성공을 맞이할 것이다. 관중석에서 가슴을 졸이며 응원해 준 선수들의 가족들에게 이 우승의 영광을 바친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필립 이차(Filip Jicha) THW 킬 감독은 “두 팀 모두 사자처럼 싸웠다. 우리가 사랑하는 핸드볼이라는 스포츠는 때로 잔인하다. 오늘은 두 팀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없었고, 누군가는 이 트로피를 양보해야 했다. 중요한 순간에 득점하지 못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지금은 너무 가슴이 아프고 공허하며 슬프지만, 주말 동안 결승전을 준비한 선수들의 태도가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