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도 톱클래스”… 아이유·이종석, 찌질함 1%도 없는 이별법 [홍동희 시선]

연예계 대표 톱스타 커플이었던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이지은)와 배우 이종석이 4년 동안 이어온 공개 열애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측 소속사는 “두 사람이 최근 연인 관계를 정리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좋은 동료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결별을 공식 인정했다.

이들의 인연은 무려 14년 전인 2012년 SBS ‘인기가요’ 공동 MC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시간 연예계 ‘찐친’이자 든든한 동료로 묶여있던 서사가 연인으로 발전했고, 다시 원래의 자리인 동료로 회귀한 셈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톱스타의 결별 소식은 대중에게 짙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이들이 이별을 다루고 대중이 이를 소비하는 방식에서는 우리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한층 성숙해진 ‘프로토콜’이 엿보인다.

대표 톱스타 커플이었던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이지은)와 배우 이종석이 4년 동안 이어온 공개 열애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MK스포츠 DB

과거 톱스타들의 공개 열애와 결별은 연예계의 가장 혹독한 통과의례 중 하나였다. 이별 기사가 뜨기 무섭게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는 도덕적 심판대가 열렸고, 침묵을 지키는 스타들을 향해 무분별한 추측성 지라시가 꼬리를 물었다. 이 과정에서 아티스트가 오랜 시간 쌓아온 커리어에 흠집이 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이번 아이유와 이종석의 결별 과정은 지극히 담백하고 깔끔했다. 소속사의 공식 입장문에는 군더더기가 없었고, 결별설이 보도된 지 단 몇 시간 만에 명확한 팩트를 확인해 주며 불필요한 억측이 자라날 시간적 여지를 원천 차단했다.

연인으로서의 마침표는 찍었을지언정, 14년간 쌓아온 인간적 신뢰와 업계 동료로서의 예의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두 프로페셔널의 책임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K팝 최정상 자리에 있는 스타들이 이별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단단해졌는지를 증명하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특히 아이유에게 이번 결별은 20대 초반 첫 번째 공개 열애 이후 대중 앞에 드러났던 두 번째 연애의 종료다. 10대 시절 ‘국민 여동생’으로 시작해 어느덧 서른을 훌쩍 넘겨 대한민국 음악계와 영화계를 동시에 뒤흔드는 독보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한 그에게, 대중의 시선이 집중되는 공개 열애는 결코 가벼운 왕관이 아니었을 터다.

아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별 소식이 전해진 당일 포털과 커뮤니티의 반응은 과거와 사뭇 달랐다. 자극적인 폭로나 악플 대신 “그동안 예쁜 사랑을 보여줘서 고마웠다”, “각자의 자리에서 더 빛나길 바란다”는 성숙한 응원 릴레이가 주를 이뤘다.

이별이라는 사적인 아픔이 스타의 커리어나 존재 가치를 흔들지 못한다는 것을 아티스트와 대중 모두가 영리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연애와 결별 역시 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장 서사 중 일부로 포용하게 된 대중문화적 시선의 진화다.

“서로를 응원하는 좋은 동료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연예계 결별 기사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이 상투적인 문구가 두 사람에게만큼은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20대의 풋풋한 시절에 만나 서로의 찬란한 전성기를 곁에서 지켜보고 응원했던 14년의 시간 궤적이 그 짧은 한 문장 안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비록 연인으로서의 동행은 여기서 멈추었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대체 불가능한 톱티어로 활약 중인 두 사람의 궤적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이별을 슬픔이나 실패로 규정하지 않고 서로의 앞날을 지지하는 가장 든든한 ‘퍼스트 클래스 동료’로 남기로 한 이들의 성숙한 마침표에 씁쓸함보다 따뜻한 박수를 보내게 되는 이유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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