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도 깜짝 놀랄 ‘동탄 아파트 썰’…30년 차 로커 김정민을 끌어당긴 아파트의 힘 [MK예능톡]

22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서 30년차 록커 가수 김정민의 최근 경험한 행사 에피소드는 단지 웃음만을 유발하지는 않았다.

그가 웬만한 지자체나 방송국 무대보다 더 엄청난 ‘컬처 쇼크’를 받았다고 고백한 곳은 다름 아닌 동탄의 한 신축 대단지 아파트 입주민 축제 현장이었다.

김정민은 ‘라스’ MC들을 향해 눈을 동그랗게 뜨며, 파격적인 행사 페이는 물론이고 아파트 앞마당을 꽉 채운 수천 명의 입주민이 뿜어내는 미친 떼창 화력에 압도당했다고 털어놓았다.

30년차 록커 가수 김정민의 최근 경험한 행사 에피소드는 단지 웃음만을 유발하지는 않았다. 사진=MBC ‘라디오 스타’

대학 축제나 팔도 특산물 행사장을 주름잡던 30년 차 베테랑 가수가 슬리퍼를 끌고 나온 아파트 입주민들의 텐션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는 이 유쾌한 썰은, 자연스럽게 요즘 주말 밤을 달구고 있는 또 다른 화제작 하나를 떠올리게 만든다. 바로 JTBC 토일드라마 ‘아파트’다.

드라마 속에서 전직 조폭 보스 박해강(지성 분)은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 178억 원을 노리고 눈에 불을 켜고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판에 뛰어든다. 김정민이 ‘라스’에서 침을 튀기며 찬양한 대단지 아파트의 막강한 자본력을 보고 있자면, 지성이 왜 그토록 아파트 회장 완장에 집착했는지 묘하게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물론 드라마가 설정한 ‘눈먼 돈 178억 원(?)’은 시청자들의 도파민을 쥐어짜기 위해 철저히 극화된 픽션이라는 점. 최근 드라마 제작진 측이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거센 항의에 “극 중 수치와 비리는 허구일 뿐”이라며 백기를 들었듯, 현실의 아파트 관리비 시스템은 조폭 출신 하나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사진=JTBC 드라마 ‘아파트’

하지만 드라마의 씁쓸한 범죄적 상상력과 픽션을 걷어내고 보더라도, 어제 ‘라스’에서 김정민이 증명한 대단지 아파트의 스케일은 예사롭지 않다. 오랜 시간 방송가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흐름을 지켜봐 온 입장에서 볼 때, 2,000~3,000세대가 넘어가는 요즘 수도권 신축 아파트는 이미 그 자체로 거대한 기획사이자 소비 권력이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집행하는 빵빵한 축제 예산으로 톱가수를 부르고 전문 음향팀을 세팅하는 기획력은 어정쩡한 문화재단을 훌쩍 뛰어넘는다.

과거 가수들에게 행사 섭외 1순위가 대학 축제의 청춘들이었다면, 이제는 든든한 구매력과 예산을 갖춘 대단지 아파트 앞마당이 가장 탐나는 ‘꿀알바 무대’로 진화한 것은 아닐까.

‘라스’에서 김정민이 증명한 대단지 아파트의 스케일은 예사롭지 않다. 사진=MBC ‘라디오 스타’

지성이 178억 원을 노리고 피 튀기는 권력 다툼을 벌이는 드라마 ‘아파트’의 살벌한 풍경, 그리고 ‘라스’에 나와 아파트 입주민들의 떼창에 잇몸을 만개하며 감동받은 김정민의 유쾌한 썰. 픽션과 현실을 오가는 이 두 가지 장면은 2026년 대한민국 대중문화 소비의 중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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