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이 남긴 것: 소지섭부터 시즌2까지

SBS 최고 시청률 돌파, 올해 미니시리즈 최고 성적, 넷플릭스 비영어권 3주 연속 1위, 79개국 TOP 10 진입.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남긴 눈부신 기록들이다.

방송 2회 만에 15%를 돌파하며 안방극장을 집어삼킨 이 드라마는 종영까지 20%대의 압도적인 시청률을 유지하며 이른바 ‘김부장 신드롬’을 일으켰다.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 시청자들은 왜 한국의 40대 평범한(듯 보였던) 은행원 ‘김부장’에게 열광했을까. 거침없는 질주를 마치고 평범한 아빠의 삶으로 돌아간 그가 브라운관 너머 우리에게 남긴 유산을 세 가지 시선으로 되짚어본다.

사진=천정환 기자

첫째, ‘K-존 윅’ 소지섭의 재증명과 감성 액션의 진화

‘김부장’은 수트를 입고 싸우는 남자, 소지섭의 액션 DNA가 정점에 달했음을 증명한 무대였다. 영화 ‘영화는 영화다’, ‘회사원’부터 최근작 넷플릭스 ‘광장’에 이르기까지 묵직한 다크 액션을 선보여 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전설의 특수요원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한 차원 더 깊어진 ‘감성 액션’을 선보였다.

단순히 화려하고 자극적인 폭력이 아니었다. 딸 민지(서수민 분)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아버지의 처절한 호흡, 흔들리는 눈빛, 피투성이가 된 채 짐승처럼 포효하는 그의 주먹에는 짙은 부성애가 배어 있었다. 잔혹한 액션 시퀀스 사이사이로 묻어나는 아버지의 절망과 분노는 시청자들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며, 소지섭이 왜 ‘액션 끝판왕’으로 불리는지 여실히 증명해 냈다.

사진=SBS

둘째, 사이다 카타르시스

‘김부장’은 현대 사회 가장들의 짠내 나는 현실과, 그 한계를 무력으로 부숴버리는 먼치킨(압도적 강자) 판타지의 절묘한 결합이다.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법의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학교 폭력 가해자들, 자본과 권력을 무기로 사람의 목숨을 장기판의 말처럼 쥐고 흔드는 주강찬(주상욱 분) 등 드라마가 비추는 악역들은 뉴스에서 보던 하이퍼 리얼리즘의 민낯 그 자체였다.

공권력마저 무기력한 부조리 앞에서 “그럼 나는 무법 중년 해야겠다”며 선언한 김부장의 대사는 대중의 억눌린 분노를 정확히 타격했다. 김부장, 성한수(최대훈 분), 박진철(윤경호 분)로 이어지는 ‘아재 3인방’이 각자의 딸을 지키기 위해 빌런들을 향해 날린 무자비한 펀치는, 법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현실의 답답함을 단숨에 씻어 내리는 최고의 카타르시스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셋째, 한국 드라마 제작의 새로운 이정표 ‘풀 AI 연출’

내용적 흥행 못지않게 ‘김부장’이 남긴 굵직한 발자취는 바로 기술적 혁신에 있다. 드라마 초반,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김부장의 북한 과거 임무 수행 장면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약 3분 분량의 대규모 시퀀스를 100%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한 결과물이었다.

국내 VFX 전문가들이 개발한 AI 플랫폼 ‘에이크론(AICRON)’을 활용해 장소적 제약이 큰 북한 군사시설, 대규모 폭발, 카 체이싱 등 고위험·고비용 장면을 실제 촬영 없이 완성해 냈다.

스튜디오S 측은 이 과감한 시도를 통해 제작비의 약 60%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좋은 기획과 스토리가 AI라는 창작 도구와 만났을 때, K-콘텐츠의 제작 방식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준 완벽한 선례가 된 것이다.

사진=SBS

끝으로, ‘시즌2’를 기다리게 만드는 힘

주강찬의 거대한 음모를 저지하고 마침내 딸 민지의 품으로 돌아오며 ‘김부장’은 따뜻한 해피엔딩을 맞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이들의 다음 행보를 갈구하고 있다. 원작 웹툰이 가진 방대한 세계관(백호 인력 사무소 등)과 남북을 오가는 거대한 스케일의 떡밥들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김부장’은 단순한 사적 복수극을 넘어 부조리한 세상으로부터 자식을 지켜내려는 ‘아버지들의 연대’를 그렸다. 눈물겹고도 통쾌했던 이 한국형 액션 히어로물의 성취를 되새기며, 머지않은 미래에 한층 더 확장된 유니버스로 무장한 ‘김부장’ 시즌2를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

사진=SBS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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