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최강팀인 맨체스터 시티와의 친선 경기는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자에게도 큰 경험과 도움이 된다. 팀 K리그 정경호(현 강원FC 감독) 수석코치는 “실력 차이를 크게 느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팀 K리그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날 팀 K리그는 0-1로 끌려가던 전반 12분 김대원(강원FC)의 동점골로 저력을 보여줬지만, 내리 2골을 헌납하며 프리미어리그의 벽을 느끼게 됐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정 코치는 “(맨시티는) 정말 엄청난 팀이다. 유럽에 가서 현장에서 맨시티의 경기를 직접 본 적은 있지만, 직접 맞붙어보니 안 되겠더라”라며 “월드컵 일정으로 핵심 선수 일부가 빠졌는데도 팀의 축구 스타일, 게임 모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결과를 냈다. 왜 유럽 최고 중 하나인지 알겠더라. 또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조직력을 유지하는데 너무나 대단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정 코치는 K리그 내 소문난 전술가다. 오랜 기간 코치 생활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확고한 전술로 강원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강원 사령탑으로 부임해 올해 2년 차를 맞이한 감독이다. 최근 리그에서는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아스널(잉글랜드) 등 세계 최정상 팀들의 전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자신만의 스타일인 고강도 압박 축구를 앞세워 팀의 상승세를 이끌어가고 있다.
정 코치는 직접 경험해 본 맨시티의 전방 압박에 대해 “굉장히 조직적이었다. 개인보다 철저히 팀 단위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후방으로 내려섰을 때도 모든 선수가 밸런스를 잡고 우리의 공격을 기다렸다. 인내하면서 수비하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K리그 팀들이 꼭 배워야 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맨시티와 직접 맞대결을 펼치며 영감까지 얻었을까. 정 코치는 “영감은 많이 얻었는데…”라며 “과연 우리가 K리그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축구를 할 수 있을까?”라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김)대원이가 끝까지 집중해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대단하다. 또 세계적인 골키퍼(잔루이지 돈나룸마)를 상대로 득점했다. 그보다 더 대단한 건 막판 연이은 선방을 펼친 우리 골키퍼 (구)성윤이었다”라고 팀 K리그 선수들의 활약을 조명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붙은 팀 K리그 선수들이 실력 차이를 느끼며 풍족한 경험을 쌓은 만큼, 세계적인 팀과의 맞대결은 지도자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정 코치는 “전반전 끝나고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는 매주 이렇게 한다고?’라며 놀라더라. 선수들이 직접 부딪히면서 격차를 크게 느낀 모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실감했다. 개인 기량 차이도 있겠으나 프리미어리그가 얼마나 선진화되어 있고, 얼마나 각 팀이 잘 준비됐는지 느낀 시간이다. 감독들의 역량도 얼마나 뛰어난지 절감했다. 저 스스로도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다. 머릿속에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강원에 어떻게 잘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졌다”라고 덧붙였다.
전술가 유형의 감독인 만큼, 정 코치는 그동안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롤모델로 삼았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2025-26시즌을 끝으로 맨시티와 결별했다. 정 코치는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도 전했다.
그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손을 한 번 잡아보고 싶었다. 기운 좀 받아보고 싶었는데 제일 아쉽다”라며 “그래도 제가 살면서 엔조 마레스카 감독과 언제 악수를 나눠보겠나. 이미 충분히 큰 경험을 하고 많이 배웠다”라고 만족해했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