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이 화이트 슈트를 입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공식 연설을 마친 뒤 대형 벽보에 부산 사투리로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5일 지드래곤의 공식 채널에는 지난 7월 19일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식 홍보대사로 참석했던 하루가 공개됐다.
공식 일정을 끝낸 지드래곤은 자신을 위해 준비된 대형 벽보 앞에 섰다. 여러 문구와 사인을 차례로 적어 내려가던 그는 마지막에 “오빠야 왔다간데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 관계자 앞에서 연설을 마친 홍보대사가 부산에 남긴 마지막 인사였다.
이날 준비는 낮 12시부터 시작됐다. 지드래곤은 행사 성격에 맞는 의상을 찾기 위해 여러 벌을 거울 앞에서 직접 입어본 뒤 화이트 톤의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를 골랐다.
흰색 셔츠에는 옅은 하늘색 타이를 매고, 가슴에는 푸른색 포켓스퀘어를 꽂았다. 양손에는 여러 개의 반지를 착용해 단정한 공식석상 의상에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더했다.
의상을 결정한 뒤에도 확인할 것은 남아 있었다. 지드래곤은 자신이 설 곳이 단상인지 무대인지 묻고, 마이크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까지 하나씩 직접 점검했다. 동선과 멘트를 리허설하듯 살핀 그는 오후 5시 30분께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본식장에 도착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있던 관객들의 환호가 터졌다. 특히 지드래곤을 발견한 중년 여성 관객들은 자리에서 반가움을 드러내며 큰 목소리로 환영했다.
단상에 오른 지드래곤은 “저는 대한민국 가수 지드래곤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오랜 시간 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지켜온 유네스코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부산에서 시작된 우리의 작은 마음이 전 세계를 잇는 큰 평화의 장이 되길 대한민국 아티스트로서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객석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지드래곤의 발언을 들으며 박수를 보내는 장면도 포착됐다.
긴장을 놓지 않았던 공식 무대와 달리 대기실에 돌아온 모습은 달랐다. 지드래곤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길게 “하아”라고 숨을 내쉬었다. 얼굴에도 하루 동안 이어진 준비와 연설의 피로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벽보에 사인을 시작한 그는 정제된 연설문 대신 “오빠야 왔다간데이”라는 짧은 문장으로 이날의 또 다른 장면을 만들었다.
밤 10시가 돼서야 부산역에서 기차에 오른 지드래곤은 이동 중에도 책을 펼쳤다. 스태프들과 소소한 농담을 나누며 낮 12시 의상 선택부터 시작된 일정을 마친 그의 하루는 벽보에 적힌 부산식 인사와 함께 끝났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