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화연과 딸 차재이가 처음으로 함께 출연한 예능에서 2018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투병 당시 서로에게 차마 꺼내지 못했던 마음을 털어놨다.
24일 방송된 tvN STORY ‘남겨서 뭐하게’에는 차화연과 딸 차재이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배우이자 작가인 차재이는 자신이 쓴 책 ‘푸른 등의 사람’을 소개하며 “사실 몸이 좀 많이 아팠던 적이 있다. 투병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고 밝혔다.
차재이는 2018년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한 채 건강검진을 받았다가 희귀종양을 발견했다. 그는 “복막 뒤에서 종양이 자랐는데 희귀종양이라 굉장히 빨리 커진 거다. 장기를 밀어내고 있어서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했다”며 “수술해도 예후가 안 좋을 수 있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더욱 힘들었던 건 그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는 일이었다. 차재이는 건강검진을 받은 뒤 수술 직전까지 차화연에게 병을 말하지 못했다며 “병원에서 가족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니까 입이 안 떨어지는 거다”고 털어놨다. 여러 병원을 찾아 소견을 받은 끝에 마지막 병원에서 “수술해서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보호자를 데려오라”는 말을 듣고서야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그제야 딸의 상태를 알게 된 차화연에게는 오래전 육아의 기억까지 한꺼번에 밀려왔다. 차화연은 “병원에 가니 당장 입원을 하라고 했다. 이게 지옥이구나 싶었다”며 “어릴 때 내가 젖을 충분히 못 먹여서 그런가. 내가 뭐를 못했나. 감기에 많이 걸리는 애였다. 내가 병원에 데려가서 항생제를 너무 많이 먹였나”라고 당시 머릿속을 스쳤던 생각들을 털어놨다. 이어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내가 잘못해서 그런 것 같더라”고 말했다.
정작 수술을 앞둔 차재이의 머릿속에도 자신의 생사보다 어머니가 남아 있었다. 그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홀가분했다. 결과가 어떻게 돼도 저는 열심히 살았고 해보고 싶은 것도 다 해봤다”며 “그런데 딱 하나 우리 엄마 불쌍하다. 저렇게 뼈 빠지게 고생해서 자식 키웠는데 잘못되면 우리 엄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수술 당일에도 차화연의 가슴을 철렁하게 한 순간이 찾아왔다. 6~7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수술이 끝나려면 아직 약 3시간이 남았는데 복도에서 갑자기 보호자를 찾은 것. 차화연은 의사와 면담한 결과 “배를 여니까 지방 덩어리가 감싸고 있었다. 다행히 쉬울 것 같다고 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차재이는 수술 후 한동안 힘든 회복 과정을 거쳤으며 현재는 완치된 상태다. 당시를 떠올리던 차화연은 “살면서 제일 큰 고통이 자식이 아픈 거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아픈 게 낫고 내가 당하는 게 낫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차재이 역시 투병 당시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어머니의 시간을 뒤늦게 돌아봤다. 그는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엄마가 그렇게 힘든지 몰랐다”며 “돌이켜보면 불쌍하고 죄송하다. 항상 그렇다”고 말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