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주역 이상은, 골때녀 핸드볼컵 감독 변신 “핸드볼의 재미와 가능성 보여준 기회”

‘우생순’ 신화의 주역 이상은 SBS 핸드볼 해설위원이 이번에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핸드볼의 매력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대표팀 주장으로 한국 핸드볼의 영광을 함께했던 이상은 위원은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아시안게임 선전 기원 특별 기획 ‘골때녀 핸드볼컵’ 원더우먼 2026팀의 감독을 맡아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던 팀을 결승 문턱까지 이끌었다.

선수들에게는 ‘언니’ 같은 친근한 지도자였지만, 경기에서는 상대와 선수들의 특성을 빠르게 파악해 맞춤형 전략을 내놓는 치밀한 감독이었다.

사진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골때녀 핸드볼컵’원더우먼 2026팀 이상은 감독

이상은 위원은 10살이던 초등학교 3학년 때 핸드볼을 시작해 34살까지 24년 동안 선수로 활약했다. 1995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2000 시드니 올림픽 4위, 2003 세계선수권대회 3위,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등 한국 여자 핸드볼의 주요 국제 대회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특히 핸드볼하면 떠오르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바탕이 된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상은 위원은 주장 완장만 찬 선수가 아니었다. 센터백과 레프트백을 오가며 공격을 이끈 핵심 득점원이었다. 7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44골을 기록해 득점 순위 3위에 오를 만큼 팀 공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7m 드로우까지 책임지는 주득점원으로 활약했다. 우생순 신화의 중심에 이상은 위원이 있었다.

하지만 은퇴 이후 이상은 위원의 삶은 핸드볼과 잠시 멀어졌다. 육아에 전념하면서 핸드볼을 완전히 떠났던 그녀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대한핸드볼협회가 운영하는 일반인 대상 핸드볼학교에서 재능 기부를 시작했다. 이후 활동이 클럽으로 발전했고, 현재는 매주 수요일 일반인들에게 핸드볼을 가르치며 다시 코트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후 해설위원 제안을 받으면서 또 다른 방식으로 핸드볼을 알리는 제2의 핸드볼 인생을 시작했다.

이번 ‘골 때리는 그녀들’ 핸드볼컵 감독 제안은 이상은 위원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방송 출연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던 데다 오랫동안 계획했던 가족 해외여행 일정까지 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핸드볼을 알릴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마음을 바꿨다. 이상은 위원은 “연예인들이 핸드볼을 접해본다는 게 너무 좋은 경험이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핸드볼을 알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에서는 이상은 위원은 특유의 ‘언니 리더십’과 선수 맞춤형 전략이 빛났다. 첫 경기부터 조직력에서 상대에게 밀리는 상황에서도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찾아냈다. 1-3으로 끌려가던 순간에는 목나경에게 “공이 강하니까 적극적으로 슛을 해라”고 주문했고, 목나경은 연속 득점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다시 3-4로 뒤지자, 골키퍼 키썸를 공격으로 올리고 마시마를 골문에 세우는 변화를 시도했고, 현진에게는 “현진이를 보여주고 싶다. 얼마나 잘했냐”고 독려하며 자신감을 끌어냈다. 현진의 동점 골에 이어 키썸의 득점으로 6-4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막판 다시 동점을 허용하는 접전에서도 이상은 위원은 선수들을 끝까지 믿었다. 결국 키썸과 목나경의 연속 득점으로 10-9 승리를 거두며 4강 진출을 확정했고, 경기 후에는 가수 이상은의 대표곡 ‘담다디’를 같이 부르며 선수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짧은 훈련 기간과 부족한 교체 자원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위기 때마다 과감한 변화를 준 것이 결승 진출의 원동력이 됐다.

지난 16일 방영된 액셔니스타와의 준결승 전반전에서는 과감한 전략으로 또다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주포인 목나경이 개인 일정으로, 골키퍼 키썸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수가 5명밖에 남지 않았다. 상대 팀의 동의로 5명씩만 경기를 뛰었는데 골키퍼 마시마를 공격 상황에 과감하게 투입하는 ‘엠프티 골(Empty Goal)’ 전략으로 상대의 허를 찔러 3-2로 앞서며 전반을 마치며 결승 진출을 기대하게 했다.

이상은 위원은 이번 도전을 통해 예능을 넘어 핸드볼 자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를 뒀다. “재미있고 새로웠지만, 선수들이 굉장히 진지했고, 우승을 못 해본 팀이라 우승에 대한 갈망도 컸다”며 “저도 우승을 시켜주고 싶었고 저 역시 우승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골때녀를 통해 핸드볼이 국민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고 붐업이 됐으면 좋겠다”며 “주변에서도 프로그램을 보고 핸드볼에 관해 이야기해주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사진 이상은 감독이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골때녀 핸드볼컵’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짧은 훈련으로 만들어진 경기였지만, 핸드볼의 재미와 박진감을 알리는 데는 충분했다. 이상은 위원은 “6m 거리에서 던져 골대까지 공이 가지 않는 선수들이 서너 번 훈련해서 이 정도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조금 더 연습한다면 더욱 핸드볼다운 경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선수들이 기존에 축구를 경험하면서 갖춘 운동 감각을 바탕으로 빠르게 핸드볼을 익힌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몸싸움과 기본 동작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부상 방지에 초점을 맞춰 짧은 시간 동안 꼭 필요한 기술과 기본기를 집중적으로 지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위원은 이제 ‘골때녀’에 이어 2026 아시안게임 SBS 핸드볼 해설위원으로 다시 국민들과 만난다. 이미 대회가 시작된 가운데 한국 여자대표팀에 대해서는 분명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 위원은 “기대나 희망을 이야기하기보다 이번에는 무조건 일본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에서는 정상을 지켜야 한다. 선수들이 흘린 땀이 좋은 성과로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을 응원했다. 덧붙여 핸드볼은 일본뿐 아니라 중국, 홍콩, 베트남 등 어느 팀과의 경기에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남자대표팀에 대한 기대도 컸다. 이상은 위원은 현재 대표팀을 “역대급 전력”이라고 평가하며 특히 선수 개개인이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기보다 각자의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강한 시너지를 기대했다. “포지션별로 봐도 어디 하나 빈틈이 없고, 역대급으로 스피드가 빠른 팀인 것 같아 4강에만 간다면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며 후배들의 활약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부상 없이 다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뛰어서 금메달을 꼭 되찾아왔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선수 시절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의 전성기를 함께했고, 은퇴 후에는 일반인들에게 핸드볼을 가르치며 코트와의 인연을 이어온 이상은 위원. 이제는 해설위원과 방송 프로그램 감독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통해 핸드볼을 알리고 있다. 특히 ‘골때녀’에서 보여준 도전은 핸드볼이 전문 선수들만의 스포츠가 아니라 누구나 즐기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종목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그녀의 바람처럼 ‘골때녀’를 통해 불붙은 핸드볼에 대한 관심이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져 더 많은 국민이 핸드볼의 매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사진 출처=SBS 골 때리는 그녀들 방송 화면 캡쳐>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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