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 크라운(캄보디아) 올레흐 스타린스키(40·우크라이나) 감독의 답변은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상대인 강원 FC의 전력은 물론 K리그1의 현재 순위까지 꿰뚫고 있었다. 그는 캄보디아 프로축구 구단 역사상 첫 한국 원정을 앞둔 설렘과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프놈펜은 10월 15일 오후 7시 강원도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2026-2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투(ACL2) H조 2차전 강원과의 맞대결을 벌인다.
캄보디아 구단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캄보디아 프로축구단이 한국 프로축구단과 맞붙는 것도 최초다.
프놈펜은 캄보디아 최상위 프로축구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최다 우승(8회)을 기록 중인 팀이다.
스타린스키 감독은 그런 프놈펜을 6년째 이끌고 있다.
스타린스키 감독이 강원전을 하루 앞둔 14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진행된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전한 이야기다.
Q. 강원전에 임하는 각오.
먼저 이 자리에 와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캄보디아를 대표해 국제무대에 나서는 건 큰 영광이다. 특히 한국처럼 축구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경기하게 돼 기쁘다. 우리 구단 역사상 이렇게 강한 상대와 맞붙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아시아 축구 강국의 명문팀과 겨루게 됐다. 이번 경기는 우리에게 좋은 기회다. 캄보디아 축구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강원전에서 우리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 캄보디아 축구도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겠다.
Q. 강원을 어떻게 분석했나. 한국 축구에 어떤 인상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K리그가 아주 치열하다는 걸 알고 있다. 리그 순위만 봐도 알 수 있다. K리그1 2위부터 9위까지 승점 차이가 7점밖에 나지 않는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강원은 그런 K리그1에서 3위에 올라 있다. 강원은 상위권 경쟁을 벌이면서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안다. 우리는 K리그의 수준과 강원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강원 분석도 마쳤다. 강원의 경기를 보고 또 봤다. 강원은 아주 빠른 축구를 구사한다. 선수들의 신체 능력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적극적인 경합을 펼치면서 공을 상대 위험 지역까지 빠르게 운반한다. 강원의 축구는 보는 재미가 있다. 강원은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낸다. 실점은 많지 않다. 강원 선수들은 압박과 수비에 아주 적극적이다. 강원을 분석하면서 한국 축구가 왜 아시아의 강호인지 알 수 있었다. 이런 팀과 맞붙게 돼 영광이다.
Q. 한국 축구 팬들에게 캄보디아 축구는 낯선 것이 사실이다. 한국 팬들에게 캄보디아 축구와 프놈펜이란 구단을 소개한다면.
먼저 캄보디아와 한국엔 큰 차이가 있다. 날씨다. 얼마나 다른지 아는가(웃음). 우리는 아주 더운 나라에서 왔다. 우린 30도가 넘는 날씨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치른다. 캄보디아의 공식 경기도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진행된다. 한국에 오니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날씨가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싶다. 밖에 나가면 겨울처럼 느껴진다. 정말 춥다. 이런 날씨에 적응하는 게 우리에겐 큰 도전이다.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축구 얘기도 해보겠다. 경기 강도에서 차이가 있다. K리그가 캄보디아 리그보다 훨씬 치열하다. 우리는 동남아시아에서 모든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여러 환경이 낯설다. 우리 팀의 축구도 소개하겠다. 우리는 경기를 주도하고 지배하려는 팀이다. 물론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땐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가기 어렵다.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는 데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상대를 만나든 확실한 건 있다. 우린 어떤 팀을 상대하든 주도권을 잡으려고 한다. 최대한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골을 넣는 데 집중한다.
Q. 말레이시아 U-17 대표팀, 캄보디아 U-19 대표팀 등에서 코치 경력을 쌓았다. 우크라이나 명문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분석가로 활동한 경험도 있더라. 지도자 경력 대부분을 동남아시아에서 쌓고 있다. 유럽이 아닌 동남아시아에서 지도자 경력을 이어가는 이유가 있을까.
동남아시아는 지도자로 일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신뢰와 기회다. 특히 우리 구단은 지도자에게 큰 신뢰를 보낸다. 다양한 도전을 할 기회도 준다. 나는 동남아시아에서 유소년팀과 대표팀도 지도했다. 물론 샤흐타르에서도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많은 걸 배웠고, 아주 즐겁게 일했다. 그러던 중 캄보디아에서 일할 기회가 찾아왔다. 어느덧 6년째다. 이곳의 환경이 정말 좋다. 선수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즐겁다.
우리는 구단 내부에 좋은 문화를 만들었다. 그 문화 속에서 캄보디아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현지 선수들에게 전달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캄보디아 축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는 해마다 성장한다. 이번이 네 번째 국제대회 출전이다. 발전을 거듭하면서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나라에서 경기를 치렀다. 가장 먼 원정은 호주였다. 이번엔 첫 한국 원정이다. 한국 방문, 한국 팀과의 맞대결 모두 처음이다. 경험에 만족하고 싶진 않다. 성과를 내고 싶다. 우린 캄보디아를 대표한다. 캄보디아 국민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모든 걸 쏟겠다.
[강릉=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