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쿠마 히사시, `꿈을 향한 재도전`

이와쿠마가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를 향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다. 사진 캡쳐= 이와쿠마 개인 블로그
이와쿠마가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를 향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다. 사진 캡쳐= 이와쿠마 개인 블로그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은용 기자] 다르빗슈 유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가 화제인 요즘 또 한 명의 일본 투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다. 이와쿠마 히사시다. 이와쿠마는 12월22일 시사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내로 깔끔하게 진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일본야구는 퍼시픽리그를 대표하는 또 한 명의 우완 투수를 메이저리그로 떠나 보낼 위기에 처했다. 반면 이와쿠마는 지난해 연봉 협상에서 이견이 갈려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했던 것을 다시 한 번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라쿠텐을 선택하다

어렸을 적 세이부 라이온스의 팬으로 자랐던 이와쿠마는 호리코시 고등학교 3학년 때 도쿄대회 4강에 팀을 올려놓는 등 기대주로 이름을 모았다. 그리고 1999년 드래프트에서 긴테쓰에 전체 5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프로무대에서의 이와쿠마는 처음부터 험난한 길을 걸었다. 2000년 한 해를 2군에서 보낸 이와쿠마는 2001년 5월29일 니혼햄 파이터스전에서 팀이 1점차로 앞선 8회에 등판, 데뷔전을 치뤘다. 이와쿠마가 9회에 1점을 내주는 바람에 동점이 된 경기는 연장전 끝에 라쿠텐이 17-12로 승리하고 이와쿠마는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와쿠마는 "내가 점수를 내주지 않았으면 쉽게 끝날 경기였는데 그러지 못하고 동료들이 더 고생을 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2003년 15승10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 날개를 편 이와쿠마는 2004년 개막전부터 12연승을 달리는 등 15승2패 평균자책점 3.01의 눈부신 활약으로 다승왕과 최우수투수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하지만 시즌 후 긴테쓰는 재정 악화로 인해 오릭스 블루웨이브에 인수, 합병되는 상황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이와쿠마는 몇몇 선수들과 함께 인수, 합병에 반대에 나섰는데 마침 그 해 도호쿠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창단하면서 이와쿠마는 라쿠텐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오릭스와 라쿠텐 간에 열린 선수 분배 드래프트에서 오릭스의 오기 아키라 감독은 이와쿠마를 지명하는데 성공했지만, 이와쿠마는 고심 끝에 입단 제의를 거부하고 현금 트레이드 형식으로 라쿠텐으로 가는 것을 택했다(이 현금 트레이드가 성립하기에는 신생팀 라쿠텐과 함께 이와쿠마의 미래를 생각했던 오릭스의 배려도 있었다).

▲진정한 에이스가 되다

2005년 라쿠텐 역사상 첫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 지바롯데 말린스를 상대로 1실점 완투승을 따냈던 이와쿠마는 하지만 이후 어깨의 통증으로 인해 하락세를 탔고 시즌을 9승12패 평균자책점 4.99로 끝냈다. 2006년에는 어깨 부상과 함께 투구폼의 변경 등으로 8월까지 2군에 머무르는 등 입단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2007년 개막전 등판 직전에 찾아온 등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이와쿠마는 4월에 다시 1군으로 올라왔지만 이번에는 옆구리 근육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가 7월이나 되서야 1군에 복귀했다. 최종 성적은 5승5패 평균자책점 3.40. 시즌 후 이와쿠마는 느슨한 훈련이 잦은 부상을 일으킨다고 판단, 시즌 종료와 동시에 훈련에 돌입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2008년 개막전에서 7이닝 1실점 노디시전을 기록한 이와쿠마는 하지만 그 다음 경기인 오릭스전에서 무사사구 완봉승을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그리고 빠른 페이스로 승수를 쌓아가기 시작하더니 9월22일 세이부전에서 20승을 달성, 2003년 사이토 카즈미 이후 처음으로 20승을 달성한 퍼시픽리그 투수가 됐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상대로 21승에 성공하며 1985년 사토 요시노리 이후 처음으로 21승에 성공한 투수 가 됐다.

이와쿠마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아직은 반반이다. 사진= japanbaseballdaily.com
이와쿠마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아직은 반반이다. 사진= japanbaseballdaily.com
다승-승률(.840)-이닝(201.2)-평균자책점(1.87)에서 1위를 휩쓴 이와쿠마는 결국 생애 첫 사와무라상 수상에 성공했다. 이와쿠마는 201.2이닝을 던지면서 고작 3개의 홈런을 맞았는데 그 중 2개는 교류전에서 나온 것으로 퍼시픽리그에서 이와쿠마를 상대로 홈런을 날린 타자는 소프트뱅크의 마쓰다 노부히로 한 명 뿐이었다. 200이닝을 던지면서 피홈런이 3개 이하였던 것은 1958년 아키모토 유사쿠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이후 다시 나오기 힘든 기록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올 시즌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다나카 마사히로와 다르빗슈의 경우 피홈런은 각각 8개, 5개였다). 그 해 라쿠텐이 거둔 승수는 65승으로 이와쿠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2.3%에 달했다. 이와쿠마 이후 비중이 30%를 넘어가는 투수는 한 명도 없으며 올해 다나카가 29.2%로 간신히 30%에 근접했을 뿐이다. 1988년 카도타 히로미츠 이후 처음으로 B클래스(4위부터 6위까지의 팀)팀 소속으로 MVP를 따낸 이와쿠마에게 라쿠텐은 3년 10억엔의 연장계약을 안겼다.

지난 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계약에 실패했던 이와쿠마는 올 시즌 절치부심하고 시즌을 맞았다. 하지만 5월10일 니혼햄전 다르빗슈와의 맞대결에서 완투를 눈 앞에 두고 어깨 통증으로 내려온 이와쿠마는 다음 경기였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 결국 부상이 도져 2군으로 내려갔다. 7월에 복귀했지만 6승7패 평균자책점 2.42는 이와쿠마의 이름값에 걸맞는 성적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꿈꾸다

초창기 이와쿠마는 150km를 상회하는 묵직한 패스트볼과 함께 변화가 큰 종슬라이더를 구사했다. 하지만 너무 많이 슬라이더를 던지자 팔꿈치와 어깨에 무리가 왔고 이에 2007년부터 투구폼을 바꾸기 시작, 2008년부터는 스리쿼터에 가까운 현재의 상태가 됐다(투구폼 변화에는 2단 동작 지적을 받았던 점도 크게 작용했다). 현재 이와쿠마는 패스트볼 구속을 평균 142km대로 낮춘 대신 그에 준하는 고속 포크볼과 변화가 작은 횡슬라이더, 그리고 110km대의 슬로우 커브를 사용한다.

구위만 놓고 따져봤을 때 이와쿠마는 다르빗슈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코너를 찌르는 제구력 하나만큼은 다르빗슈를 능가한다는 평가다. 실제로 2009년 WBC가 끝난 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이와쿠마에 대한 평가에 "공을 낮게 가져가는 모습과 제구력은 다르빗슈보다 위에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오른손으로 던지지만 실제로는 왼손잡이인 이와쿠마는 일본야구에서도 '야구 IQ'가 가장 뛰어난 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너무나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종종 100개가 채 되지 않는 투구수에도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노무라 카츠야와 장훈 같은 일본야구계 원로들은 "에이스답지 못하다"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올해 일본야구는 다르빗슈와 이와쿠마를 비롯해 아오키 노리치카, 가와사키 무네노리, 나카지마 히로유키 등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고, 몇몇은 진출이 확정된 상태다. 이와쿠마는 지난해의 아픔을 씻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메이저리그를 향한 이와쿠마의 의지는 지난해와 비교해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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