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구자욱, 뜨겁고 아찔한 첫 기억

[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김원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23)이 선수 생활 동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순간을 경험했다. 뜨겁고 아찔한 ‘첫 끝내기’의 기억이다.

삼성은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롯데와의 정규시즌 경기서 9회 박석민의 동점 홈런과 구자욱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 1점차 승리를 거뒀다. 롯데와의 주중시리즈 스윕의 방점은 신예 구자욱이 찍었다.

구자욱은 9회 박석민의 동점 솔로홈런으로부터 시작된 기회, 무사 1,3루서 롯데의 마무리 김승회의 초구에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결과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 뻗어가는 타구를 보며 이미 팔을 벌린 구자욱은 전력질주로 1루를 밟았다.

사진=MK스포츠 DB
사진=MK스포츠 DB
이후 헬멧을 벗은채로 그라운드에 쏟아진 동료들을 향해 달렸다. 가장 먼저 기회를 이어준 이승엽과 점프하며 하이파이브한 구자욱은 이어 절친한 선배인 김상수와 몸을 부딪히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후에도 구자욱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첫 끝내기의 기쁨을 선수들과 함께 나눴다. 선배들도 그런 구자욱이 대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밝은 얼굴로 저마다 머리와 몸을 격하게 두들기며 후배의 ‘처음’과 팀의 짜릿한 승리를 함께 축하했다. 그간의 마음고생도 털어낼 수 있는 활약이었기에 더욱 상기된 표정이었다. 구자욱은 이날 전까지 삼성이 치른 전 경기에 선발 출장했고, 시즌 초반 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등 캠프와 시범경기의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진에 빠지며 타율이 2할2푼6리까지 떨어져 처음으로 벤치를 지켰다. 기다림 끝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었다.



경기 종료 후 구자욱은 “최근 부진했기 때문에 선발 제외될 것으로 예감은 했다. 다 내가 부족한 것이기 때문에 잘 받아들였다”며 “경기 내내 더그아웃에서 응원을 열심히 했다. 그러면서 스윙을 많이 했는데 몸을 잘 푼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초구부터 자신감 있게 돌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시즌 끝내기 안타로는 5호. 통산 905호. 대타 끝내기 홈런으로는 시즌 1호, 통산 65호다. 프로 1군 무대서 자칫 떨릴 수 있는 대타 상황. 구자욱은 “마지막 상황에서 부담감은 크지 않았다. 대타로 나갈 것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좀처럼 격동을 감추지 못한 구자욱은 이날의 끝내기에 대해서 “첫 홈런보다 지금이 더 기분이 좋다”며 기쁜 현재의 심경을 전했다. 잊지 못할 끝내기의 순간을 경험한 구자욱은 이날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남자였다.

[one@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시영, 전 남편 시험관 수정 배아로 둘째 임신
영국 신문 더타임스, 오징어게임 박규영 인터뷰
야노 시호, 환상적인 그리스 해변 수영복 뒤태
효민, 압도적인 볼륨감과 물에 젖은 드레스 피팅
한화 33년 만에 50승 선착…우승확률 71.4%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