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듯 말 듯 ‘시즌 7승’...켈리의 ‘운수 좋은날’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안준철 기자] 8월6일은 메릴 켈리(28·SK와이번스)에게 운수 좋은 날이었다. 한국 첫 해인 지난 시즌부터 불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던 켈리가 동료들의 활약에 기분 좋게 승리를 추가했다.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켈리는 기대만큼 호투를 펼치지 못했다.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4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팀 타선과 불펜투수들의 도움을 받고 시즌 7승(5패)째를 올렸다.

불운의 아이콘이 행운의 승리를 올린 것이다. 이전 피칭에서 잘 던지고도 득점지원을 못 받거나, 불펜이 무너지며 많은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켈리는 올 시즌에도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고 있지만 승운은 없었다.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4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던 켈리지만 승리는 고작 6번 밖에 챙기지 못했다. 불운의 아이콘 이미지는 더욱 굳어졌다.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6 프로야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SK 켈리가 선발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이날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1회초 웬일로 팀 타선이 선취점을 내줬지만 1회말 2사 3루에서 윤석민의 투수앞 땅볼성 타구를 켈리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내야안타가 됐고,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동점을 허용했다. 2회초 박정권의 투런홈런으로 SK가 다시 2점 리드했다. 하지만 켈리도 2회말 2점을 내주고 말았다. 1사 후 박정음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보크를 범했고, 서건창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2사 1, 3루에서 고종욱에게 우중간 2타점 3루타를 맞고 3-3으로 동점이 됐다.



팀 타선이 무득점으로 쉬어간 3회 켈리는 윤석민에게 144km 커터를 던졌다가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넥센이 4-3으로 전세를 뒤집는 순간이었다. 이날 켈리의 4실점째였다. 하지만 SK는 4회초 1점을 내며 다시 4-4로 동점을 만들었다. 켈리도 4회와 5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다시 안정을 찾았다. 4회는 1사 후 박동원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고종욱을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한 뒤 박동원까지 잡았다. 5회는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이었다.

그러자 SK는 6회초 2사 3루에서 고메즈의 적시타로 다시 5-4로 역전에 성공했다. 켈리도 힘을 냈다. 5회까지 96개를 던진 켈리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다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7회부터는 서진용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수는 109개, 속구 최고구속은 150km였다.

물론 끝까지 긴장을 놓으면 안됐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서진용이 안타 2개를 맞고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그 때 서진용을 구원한 채병용이 고종욱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고,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주자를 아웃시킨 고메즈가 1루로 침착히 송구해 더블플레이로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켈리의 승리조건도 유효했다. 이어진 8회초 SK는 1점을 보태며 6-4로 달아났다.

8회말 채병용이 무실점으로 막고, 9회초 SK의 마지막 공격에서 상대 실책에 편승해 1점을 더 보태며 켈리의 승리가 가까워지는 듯했다. 하지만 9회 박희수가 2사 후 서건창에게 투런포를 맞고 7-6으로 쫓겼다. 다행히 박희수가 고종욱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내자 켈리는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머쓱한 투구를 펼치고도 승리를 챙긴 켈리에게는 운수 좋은 날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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