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13일(한국시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LA에인절스의 경기는 평소보다 적은 2만 9932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공식 집계가 그정도지 실제 관중은 만 명도 되지 않아보였다. 여기에 구름이 끼면서 평소보다 쌀쌀한 날씨로 경기장 분위기는 더 썰렁했다.
경기 내용도 시애틀의 일방적인 승부로 흘러가면서 분위기는 더 늘어졌다. 그렇다고 볼게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른 날 보기 힘든 흥미로운 장면들이 나왔다.
첫 장면은 7회초 나왔다. 선두타자 레오니스 마틴이 외야 우측 구석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날렸다. 발이 빠른 마틴은 넉넉하게 3루까지 달렸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우측 파울폴 바로 옆에 있던 한 관중이 펜스 밖으로 몸을 내밀어 인플레이중인 타구를 잡아챈 것.
레오니스 마틴은 팬의 욕심 때문에 3루타 하나를 도둑맞았다. 사진(美 애너하임)=ⓒAFPBBNews = News1
이 관중은 몸이 거의 펜스 안으로 넘어올 뻔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공을 잡는데 성공했다. 라즈 디아즈 구심은 팬 방해를 이유로 마틴에게 2루로 돌아갈 것을 명령했다. 그 팬은 기념품을 챙긴 대가로 관중들의 야유 속에 경비원의 안내를 받으며 구장을 빠져나갔다.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이 바로 나와 항의했다. 항의는 한동안 이어졌다. 서비스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마틴이 거의 3루까지 갔던 상황이었다"며 3루타가 인정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어찌됐든 팬 방해는 심판의 판단으로 내린 판정이었고, 비디오 판독으로 뒤집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심판 판정을 따라야했다고 말했다.
3루타 하나를 도둑맞은 마틴도 "당연히 3루타였다고 생각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 번째 황당한 장면은 9회 나왔다. 이날 메이저리그에 합류, 9회 대타로 등장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진 댄 보겔바흐가 주인공이었다. 야수선택으로 출루한 그는 이어진 1사 1루에서 카일 시거의 우전 안타 때 3루까지 달렸다. 달린 것은 좋았는데, 중요한 것을 놓쳤다. 2루 베이스를 찍지 못하고 3루까지 간 것. 누의 공과가 인정돼 아웃이 선언됐다. 공식 기록은 우익수-2루수-유격수 야수선택. 시거도 안타 하나를 도둑맞았다.
서비스 감독은 "그에게는 잊지 못할 데뷔전이 될 것이다. 다시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며 실수로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긴 보겔바흐에 대해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같은 신인이지만 야구 인생에서는 선배인 이대호도 "좋은 경험 했다. 앞으로 안하면 된다"며 동료를 감쌌다. 그는 "나도 신인 시절 9회 2아웃에서 1점 차로 이기고 있는데 뜬공 타구를 놓쳐서 팀이 진적도 있었다"며 실수투성이었던 신인 시절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