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누군가에는 잔인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화려한 신고식이었다. 집중도가 남달랐던 경기. 양 팀의 승부는 내야수비에서 갈렸다. KIA 김선빈과 LG 오지환이 그 엇갈린 희비의 주인공이었다.
10일 잠실에서 펼쳐진 2016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KIA가 LG에 4-2로 승리했다. 팽팽한 승부가 지속됐지만 마운드 위 헥터의 호투와 KIA 타선의 짜임새가 빛났다.
가을야구 첫 경기이자 KBO리그 인기 팀들의 맞대결. 집중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선발투수들도 경기 초중반 호투를 이어갔다. 언뜻 보기에도 미세한 흐름이 경기에 영향을 끼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리고 분위기는 실제 이어졌다. 수비의 차이가 흐름을 좌우했다. 김선빈은 웃었고 오지환은 울었다.
지난달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김선빈은 실전경험이 약점이었다. 정규시즌은 고작 6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실제로 복귀초반 흔들린 모습을 종종 연출했다. 특히 중요고비 경기였던 지난달 27일 광주 LG전서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친 실책으로 패배의 원흉이 됐다. 다소 성급한 복귀였다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마땅한 유격수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KIA의 고민도 점점 깊어졌다. 그러던 김선빈은 점차 안정감을 찾았고 타격에서도 제 궤도를 찾아갔다. 이어 이날 경기 몸을 날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뽐냈다. 2회말 1사 1루 상황서 상대타자 유강남이 유격수와 2루 사이로 빠른 타구를 때렸다. 빠졌으면 위기가 더해질 상황. 그러나 김선빈은 몸을 날려 공을 잡았고 이는 바로 병살타로 이어졌다.
끝이 아니었다. 4회말 역시 1사 주자 1루 위기에 놓였고 이 때 김선빈이 다시 한 번 몸을 날렸다. 앞에 상황과 비슷하게 공을 잡아내 또 다시 병살타로 이끌었다. 3루 쪽 KIA 응원단은 열광했고 경기흐름은 KIA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다만 경기 막판 뜬공을 놓친 부분은 옥에 티로 남았다.
LG 오지환(사진)이 아쉬운 수비로 팀 실점에 빌미를 제공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반면 오지환에게는 잊고 싶은 하루였다.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기세를 포스트시즌까지 이어간다는 각오였지만 시작부터 꼬였다. 1회초 김주찬의 강습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출루를 허용했다. 다행히 후속타 불발로 실점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LG에게 아찔했던 순간. 한 번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더욱 결정적이었다. 0의 행진이 이어지던 4회초 2사 2,3루 위기서 안치홍이 때린 내야타구를 오지환이 또 다시 놓쳤다.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2실점. 팽팽했던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한 때였다. 수비로 인정받기 시작한 오지환이기에 더욱 아쉬웠던 순간.
올 시즌만 놓고 봤을 때 오지환은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반면 김선빈은 보여준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가을야구에서의 팬들 기대치도 차이가 났다. 그렇기에 더욱 반전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로 기록됐다. 김선빈은 기세를 이어가는 것이, 오지환은 실수를 빨리 털어내는 것이 2차전 변수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