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리그를 대표할 ’얼굴’이 없다. 오늘날 메이저리그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다.
’ESPN’은 6일(한국시간) 설문조사 전문 기관인 ’루커 온 트렌즈’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슈퍼스타가 없는 메이저리그의 초라한 현실을 꼬집었다.
이들이 지난해 11월부터 2월까지 12세 이상의 미국 내 스포츠팬 6천명 이상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야구선수중에는 지난 2014년을 끝으로 은퇴한 데릭 지터가 13위로 제일 높은 순위에 올랐다.
그 다음으로 이름을 올린 선수는 30위에 오른 베이브 루스. 아마도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팬들이 그가 뛰는 모습을 직접 보지 못했을 것이다. 세번째가 50위에 오른 피트 로즈. 그는 31년전 마지막으로 경기를 뛰었다. 지금은 도박 혐의로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상태다. 현역 선수중에는 시카고 컵스 주전 1루수 앤소니 리조가 51위로 제일 높은 순위에 올랐다. 상위 10위는 모두 다른 종목 선수들이 차지했다. 은퇴한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이 1위, 클리블랜드 캐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그 뒤를 이었고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주전 쿼터백 톰 브래디가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스테판 커리(농구) 페이튼 매닝(미식축구) 리오넬 메시(축구) 아론 로저스(미식축구) 크리스티아노 호날도(축구) 무하마드 알리(복싱) 코비 브라이언트(농구)가 이름을 올렸다.
야구선수의 인기는 농구, 풋볼은 물론이고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축구선수들에게조차 밀리고 있는 것.
물론 여기에는 개인의 승리 기여도가 다른 종목에 비해 적은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한 에이전트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르브론은 매 경기 매 순간 TV 화면에 얼굴이 잡힌다. 그러나 야구는 투수가 아닌 이상 선수 얼굴이 얼마나 카메라에 비춰지나?"라고 물으며 종목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ESPN은 야구가 그동안 상징성 있는 스타를 만드는데 소홀히해왔다고 주장했다. 에이전트 출신으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부회장을 맡고 있는 아른 텔렘은 이들과의 인터뷰에서 "야구는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했지만, 주로 경기 자체나 역사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개인 선수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메이저리그라 스타 플레이어를 육성하는데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야구 선수들의 소극적인 자세도 문제로 지적됐다. 제임스는 평소 자신과 팀, 농구뿐만 아니라 자기 세대를 대변하는 발언을 아끼지 않으며 ’농구의 목소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야구는 이런 역할을 할 선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 텔렘은 "가장 빛나는 스타들이 스스로를 오픈하는 것에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왜냐하면 그런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야구선수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 가지 긍정적인 것은, 앞으로 ’MLB의 얼굴’로 성장할 자원은 많다는 것이다. 마이크 트라웃(25), 브라이스 하퍼(24)를 비롯해 크리스 브라이언트, 놀란 아레나도, 매니 마차도, 카를로스 코레아 등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 이미 리그의 정상에 올랐거나 밝은 미래를 약속하고 있다. 정말 메이저리그가 현재를 위기라 생각하고 있다면, 단순히 경기 흐름만 빠르게 할 생각을 버리고 이들을 어떻게 리그의 얼굴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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