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제17회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정유라(개명 전 정유연·21)에 대한 징계가 곧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라는 국정농단 중심인물 최순실(61·최서원으로 개명)의 딸이다.
대한승마협회는 17일 오전 정유라 문책을 논의했다. “토의만 한 것이 아니라 어떤 벌을 줄 것인지 결정했다”면서도 “결과는 대한체육회에 통보했다. 우리가 대외적으로 공개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대한체육회 17일 근무시간까지 정유라 관련 공문이 접수되진 않았다. 그러나 승마협회 회의 사실은 담당 행정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14일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문서발송에 앞서 구두로 통보받았을 가능성까지 부인하진 않았다.
승마협회는 3월 27일 새로운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을 공지했다. 제25조 조사 및 징계대상을 보면 정유라는 ‘단체 및 대회운영과 관련한 금품수수, 횡령, 배임, 회계부정, 직권 남용, 직무 태만 등 비위의 사건’, ‘체육 관련 입학 비리’, ‘승부조작, 편파판정’, ‘체육인으로서의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 ‘부정 참가, 대회진행 방해 등 각종 대회 중 발생한 대회 질서 문란 행위’ 등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지난 3월 20일 승마협회 2017년도 제4차 이사회 및 제1차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촌외훈련결과서 등 훈련일지 증빙서류 첨부를 골자로 한 국가대표 훈련관리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정유라처럼 선수촌 밖에서 기량을 연마하는 선수를 전보다 체계적으로 통제하겠다는 얘기다.
국가대표 선발규정도 개정됐다. 경기실적에 반영되는 국내대회 한정 및 기준초과 국제대회 성적인정 금지, 불공정행위 징계자 강화훈련 즉각 제외 등 정유라 사태 재발을 막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러나 이전에도 정유라 규제근거가 없던 것이 아니다. 최순실의 딸이라 제재를 가하지 못한 것이 가장 컸다.
이런 측면에서 승마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신규정도 허점이 있다. 자정 능력이 의심받고 있음에도 ‘대한체육회는 본회가 결정한 징계사항에 대한 이의신청 기관’이라고 정의했다.
벌은 승마협회만 내리겠으며 동의할 수 없으면 자신들을 총괄하는 공공기관인 대한체육회에 반론을 제기하라는 얘기다. 징계 관련 신고를 ‘실익이 없다고 인정할 때에는 조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한 것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승마협회가 정유라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해왔다면 일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제보가 가치 있을 수는 없지만, 감찰에 착수하지 않을 시 회신 절차 등을 명문화하지 않은 것은 비판받을만하다.
체육계 특성상 조사나 징계를 촉구하려면 용기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에 더욱 그러하다. 내부고발을 쉽게 무시할 수 있으면 제2, 제3의 정유라는 언제든 나올 수 있다.
승마협회가 미덥지 않다면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나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가 대안이 되어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접수된 민원이 조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실확인이 가능하다”면서 “직접 조사는 물론이고 징계도 내릴 수 있다”고 의지를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를 스포츠비리신고센터로 개칭했다. 관계자는 “특정인 사익추구에 악용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설립 목적과 필요성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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