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안팎으로 나라전체가 떠들썩했던 날이었다. 야구계 또한 김성근 감독의 사퇴라는 메가톤급 이슈가 터지며 이러한 분위기에 한몫했다.
김성근 시대 종결이 태풍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 확실한 건 한화 이글스는 변화의 물결 앞에 놓이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미풍에 그칠 수도, 태풍이 될 수도 있다. 굳어져가던 2017시즌 KBO리그 판도 또한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는 의미. 특히나 점점 달아오르고 있는 중하위권 팀들 입장에서는 민감하고 촉각이 곤두세워질 일이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 사령탑에서 물러나는 것이 23일 늦은 밤 최종 확정됐다. 당분간 한화는 임시 대행체제로 시즌을 치르게 됐다.
다만 한화로서는 새 감독이 언제 올지, 앞으로 1군 운영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평가를 떠나 김성근 감독 자체가 워낙 성향과 캐릭터가 강했기에 그간 한화라는 팀 자체가 감독 위주로 돌아간 측면이 적지 않았는데 이제 완전히 다른 세상에 놓이게 된 것이다. 한 마디로 한화발 태풍 혹은 미풍이 진행될 확률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점점 뜨거워지고 있던 KBO리그 중하위권 싸움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리그순위는 촘촘하다. 얼마 전까지 KIA, NC, LG가 3강을 형성하고 삼성이 1약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이 또한 변화의 기미가 많이 발견됐다.
일단 24일 오전 현재 여전히 KIA, NC, LG가 나란히 3강을 형성하고 있다. 1위 KIA와 2위 NC가 두 경기차, 3위 LG가 세 경기 차를 보이고 있는데 4위 두산이 3위에 두 경기차로 많이 쫓아왔다. 그 뒤를 넥센이 추격하고 있으며 공동 6위는 롯데와 SK의 차지다.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kt는 공동 6위와 두 경기차이고 9위 한화는 kt에 비해서도 한 경기 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꼴찌 삼성은 유일한 2할대 승률에다가 9위 한화에 비해서도 다섯 경기가 차이나지만 지난 4월 최악의 페이스에 비해서는 다소 나아지긴 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기에 1위 KIA도 10위 삼성도 섣불리 최종성적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김성근(사진) 감독의 퇴장은 작게는 한화 크게는 리그판도에 영향을 끼칠 확률이 적지 않다. 사진=MK스포츠 DB
이제부터 변수는 다양해질 전망. 우선 9위 한화의 행보에 관심이 간다. 김성근 이후 한화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리그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일단 한화는 최근 몇 년 전력자체만 보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들었다. 지난 시즌에 앞서서는 우승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태균, 정근우, 이용규 등 국가대표 급 자원들이 즐비한 타선에다가 알렉시 오간도, 카를로스 비아누에바 등 빅리거 출신 외인투수들이 가세했고 권혁, 정우람 등 정상급 불펜진까지 존재한다. 이름값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는다. 타선에 비해 마운드가 다소 약하다고 하지만 최소 5강행 이상은 노려볼 충분한 전력. 지난 몇 년간 한화는 특타, 연투, 벌떼마운드, 강도 높은 훈련 등의 말이 상징처럼 따라다닌 팀이다. 당장은 몰라도 장기적으로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새로운 팀 분위기 혹은 리더십 속 정상급 선수들의 기량이 폭발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지만 반대로 당장의 올 시즌은 어수선함 속 지탱했던 팀컬러가 무너질 수도 있다. 태풍 혹은 미풍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한화만큼은 아니지만 함께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중하위권들도 직간접적으로 변화 앞에 놓이게 됐다. 지난 주말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보여준 삼성은 최악의 시기를 지나며 꼴찌탈출의 전기 정도는 마련했다는 평가. 앤서니 레나도 등 부상전력들이 돌아올 예정이며 4번 타자 다린 러프가 부활의 날개 짓을 펼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구자욱도 부진탈출의 신호를 쐈다. 전반적으로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이지만 기세를 이어갈 힘은 마련했다. 확실한 에이스 부재, 한화의 상승세 변수가 꼴찌탈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하위 삼성 또한 변화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4월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사진(대전)=옥영화 기자
8위 kt도 중요한 시기다. 한 때 잠시 리그 선두까지 올라서긴 했지만 여전히 전력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자칫 9위, 10위로 떨어지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 기복을 줄이고 투타에서 전력을 끌어내는 것이 필수과제. 라이언 피어밴드, 고영표, 돈 로치의 원투쓰리펀치와 불펜진은 안정적이나 4,5선발이 불안하다. 타선은 들쑥날쑥한 날이 많은 게 문제. 새 외인타자의 합류도 기다리고 있다. 한화, 삼성발 하위권 지각변동이 일어난다면 가장 위태로운 상황에 놓일지 모르기에 전력의 꾸준함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공동 6위인 SK와 롯데는 사실 8위 이하 하위권과 큰 경기차가 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일단 전력 측면에서 한 발 정도는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공통적으로 마무리투수 불안과 투타 밸런스 확립이라는 과제가 극복해야 상위권 도약이 가능해진다. 자칫 하위권 태풍이 분다면 당하기 쉬운 위치이기도 하다.
4,5위 두산과 넥센은 한결 편한 상황이지만 미묘하다. 몇 년간의 꾸준한 성적이 말해주듯 강팀 DNA가 있어 보이지만 올 시즌 초반 유달리 크게 흔들린 경험들이 있다. 그래도 하위권 견제보다는 상위권 도약에 초점을 맞출 전망. 아직까지는 균열의 조짐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3강(KIA-NC-LG) 역시 안정권이나 시즌이 아직 많이 남았기에 안심하기는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