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인터뷰] ‘보크’ 유도 이범호 “그렇게라도 보탬 돼야”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한국시리즈 1패 뒤 2승을 한 KIA, 하이파이브를 마치고 짐을 싸는 선수단의 분위기는 쾌활했다. 이범호(36)의 표정도 어느 때보다 밝았다.

이범호는 3차전까지 안타를 치지 못했다. 타율이 0.000(9타수 무안타)이었다. 무안타였던 나지완도 3차전에서 대타 홈런(2점)을 터뜨렸다. 2경기 이상 선발로 뛴 선수 가운데 타율 0.000은 포수 김민식(6타수 무안타)과 이범호, 2명뿐이다.

그렇지만 이범호는 3차전에서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2차전에서 멋진 수비로 박수갈채를 받았던 그는 3차전에서 베이스러닝으로 보탬이 됐다.
KIA 이범호(왼쪽)는 죽을 각오로 한국시리즈를 뛰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이범호는 4회 1사 1루서 마이클 보우덴을 상대로 볼넷을 얻었다. 보우덴은 1루 주자 이범호를 견제했다. 그러다 실수를 범했다. 이범호는 재빠르게 오른손을 들어 “보크”라고 알렸다.

곧이어 보크가 선언되면서 1사 1,2루는 1사 2,3루가 됐다. 그리고 KIA는 안치홍의 2타점 적시타로 달아났다. 제구 난조를 보였던 보우덴은 보크 이후 크게 흔들렸다. 결국 4이닝 4실점(70구)으로 강판했다.



이범호는 “(뒤로 빠져있는)1루수 오재일을 보고 있었는데, 투수가 움직이는 걸 느꼈다. 1루에 수비가 없는데, 발을 안 빼고 돌았으니 보크라고 판단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보크로 2루까지 진루한 이범호는 안치홍의 짧은 안타에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했다. 죽기 살기로 뛰었다.

이범호는 “난 (최)형우와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이)정말 간절하다. 보크를 알리는 손가락이라도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화 소속이던 2006년 이후 11년 만에 한국시리즈다. 당시 한화는 삼성에 1승 1무 4패로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프로 데뷔 첫 우승의 한을 풀고 싶지만, 마음처럼 술술 풀리지 않는다. 간절한 만큼 스트레스도 심하다.
KIA 이범호(뒤)는 28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4회초 마이클 보우덴(앞)의 보크를 유도했다. KIA가 주도권을 잡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이범호는 “죽을 각오로 뛰고 있다. 그런데 안 돼서 더 죽을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아직 (만회할)경기가 남아있다. 2승 1패로 앞서나 2번을 더 이겨야 한다.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숙소로 돌아가 다시 연구하려 한다. 그래서 잔여 2승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분명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 이범호는 “(양)현종이의 완봉승으로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 KIA에는 흐름만 타면 누구든지 잘 칠 수 있는 선수들이 모여 있다. (3차전에서 살아났으니)이제 나 혼자만 남았다. 정규시즌에서도 연승을 하면 무섭게 달렸다. 포스트시즌도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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