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지난 1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및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 관계자들이 모였다.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윈터미팅의 첫 날이었다.
KBO는 지난 2015년부터 윈터미팅을 공개로 전환해 일반 팬들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열린 윈터미팅이지만 2014년까지 KBO 관계자와 구단 프런트만 참석하던 행사였다. 일반에 개방한 것은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을 추구하는 것이다. 윈터미팅은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꽃으로 불린다. 4일 동안 이어지는 윈터미팅은 30개 전 구단 관계자들과 선수 에이전트 등이 모두 모여 메이저리그 현안을 논의하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과 트레이드 등을 조율하는 자리가 만들어진다. 굵직굵직한 계약들이 윈터미팅에 주로 나온다. 물론 규모면에서나 KBO 윈터미팅은 메이저리그에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KBO윈터미팅에 일반에 개방한 뒤 보통 첫째 날은 프로야구에 산적한 현안들을 돌아보고 과제를 논의하는 공개 포럼시간을 갖는다. 올해도 유익한 주제들이 다뤄졌다. 오전에는 텍사스 레인저스 조 자누제브스키 전무이사를 초빙해 MLB 구단의 수익사업 운영과 경영 전략을, 빅데이터 전문가인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 미디어와 소셜빅데이터를 통해 본 국내외 프로스포츠 현황을 주제로 포럼을 가졌다. 오후에는 두 개의 세션으로 나눠 국내외 스포츠도박승부조작 현황 및 적발 시스템(지니어스스포츠 벤 패터슨), KBO 리그 발전 방안, FA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중심으로(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 유소년 야구 스마트 코칭가이드 (차의과대학 대학원 홍정기 원장) 등의 주제로 열띤 강연이 진행됐다. 2015년에는 스포츠산업 진흥법 활용하기(이윤남 변호사), KBO 리그 광고현황과 개선방안(서강대 이영훈 교수, 제일기획 이경묵 팀장) 등의 주제로, 지난해는 다양한 구매층을 만족시키는 법(사우스플로리다대 윌리엄 서튼 교수), 타고투저 현상 분석과 해결방안(이종열 해설위원) 같은 주제로 포럼과 토론이 진행됐다. 물론 너무 책 속에만 나올 법한 주제라는 지적이 뒤따랐고, 올해는 좀 더 무거운 주제, 또 KBO입장에서도 불편할 수 있는 주제가 다뤄진 점은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이종열 위원의 발표 후 이성훈 SBS기자, 김형준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김치현 넥센 국제전략팀장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KBO 제공
특히 오후 세션 중 이종열 위원이 진행한 포럼에는 많은 관계자들이 모여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전력평준화가 지속적인 흥행을 담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전제 아래에 다양한 제도 개선 논의가 이뤄졌다. 이성훈 SBS기자, 김형준 MBC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김치현 넥센 국제전략팀장이 패널로 참가해 뜨거운 토의도 이어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발제자로 나선 이종열 위원은 “이런 자리를 통해 한 해를 돌아보고, 산적한 과제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돼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어려운 주제라, 준비하는 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남는 게 많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한 구단관계자도 “전 구단 프런트가 모인 자리에서 같이 머리를 맞대고 KBO리그 발전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있는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부분도 있었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처럼 트레이드나 FA계약 등 굵직굵직한 이슈를 만들기에는 KBO윈터미팅은 규모나 경험 면에서 부족했다. 실제로 이날 시상식 등이 겹쳐 각 구단 단장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과도 겹쳐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을 참관하러 떠난 구단 수뇌부도 있었다. 일정의 문제지만 모두가 함께하는 윈터미팅의 취지에서 봤을 때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또 윈터미팅 현장까지 찾아온 팬들의 참여 기회가 많지 않았다. 또 일부 발표자들의 용어 사용이 지나치게 전문적인 부분도 있었다. 물론 아직 시작하는 단계다. KBO윈터미팅도 스토브리그의 정점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