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1일 대전 LG전을 앞둔 한용덕 한화 감독.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날 선발투수로 나서는 키버스 샘슨에 대해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한 격려멘트 같지는 않았다. 초반 실망을 안긴 샘슨이지만 지난 25일 광주 KIA전서 7이닝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그에 앞서 12일 KIA전, 18일 두산전에서도 몇 가지 긍정적인 모습을 내비쳤기 때문.
샘슨은 볼 스피드가 빠르고 한 번 등판하면 100구 이상도 어렵지 않게 던진다. 다만 주자가 나가면 흔들리는 경우가 잦았고 타자와의 싸움서 볼 개수도 많았다. 자연스럽게 볼넷허용 문제도 따라왔다.
그러다보니 에이스는 물론 일반적인 외인투수로서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불어났다. 가뜩이나 선발마운드가 풍성하지 않은 팀 입장에서 외인투수라도 역할을 해줘야하는 데 그러지 못한 것이다. 육성형 외인이라는 말은 한화 사정상 팬들에게 설득력을 얻기 쉽지 않았다.
한화 외인투수 샘슨(사진)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에이스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그러자 한 감독은 샘슨을 향한 특별처방을 내렸다. 미국에서의 루틴을 고려, 4일 휴식 뒤 등판을 시키기로 하는가하면 취재진과 인터뷰 때는 변함없는 믿음을 드러냈다. 말하자면 여전히 믿으나 원하는 바를 위해 변화도 불가피했다는 식의 처방이었다. 이와 같은 한 감독의 처방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 혹은 샘슨이 적응을 마친 것 일수도 있다. 샘슨은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전에서 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직전 등판인 지난 25일 광주 KIA전에 이어 2연속 쾌투. 최고구속은 151km였으며 그 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골고루 섞었다.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다고 알려진 것처럼 이날도 속구 뿐 아니라 변화구를 적절히 섞었다. 투구 수는 103개. 여전히 이닝에 비해 적은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적절한 피칭을 펼쳤다.
한 감독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반가울 수밖에 없다. 에이스라 부르기에는 부족하지만 점점 파이어볼러로서 역할을 해줄 듯한 기대를 안기기 때문이다. 빠른 볼을 던지며 샘슨이 이닝소화 능력을 키우고 이에 따른 운용 능력을 높인다면 LG 소사처럼 효자외인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는 기대가 꿈만은 아니다.
샘슨도 팀 분위기가 크게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한 감독이 자주 언급하고 있다는 말에 잘 알고 있다는 미소를 지은 그는 “감독님이 말수는 적지만 평소에 믿는다, 넌 우리 에이스다 등 말을 많이 걸어주신다. 뿐만 아니라 구단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며 이와 같은 신뢰가 자신을 바꾸고 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