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패’ LG, 앞서 8연승은 정녕 우연이었을까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지나고나니 어느새 굉장히 흐릿한 기억이 됐다. LG 트윈스가 충격의 8연패(8일 기준)에 빠졌다. 앞서 기록한 8연승 기쁨은 감쪽같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이쯤 되니 근본적인 질문거리가 생긴다. 한때 리그 3위는 물론, 가을야구를 따 놓은 것처럼 승승장구하던 LG의 모습은 어디로 간 것일까. 전반기와 후반기차이도 아니고, 선수구성의 변화가 생긴 것도 아니다. 단지 일주일 사이 일정이 변했고 기대치가 달라졌을 뿐이다. 하지만 LG는 충격적인 8연패 행보로 지금껏 거론된 장밋빛전망을 모두 날려버렸다.

LG가 8연승 뒤 8연패라는 충격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몇 가지 가능성이 있다. 우선 소위 말하는 연승 중단 후 후유증이다. 지난 4월29일 잠실 삼성전서 당한 패배가 생각 외로 뼈아팠다. 경기 초중반까지 유리하게 끌고 가던 흐름을 후반 순식간에 내주며 패했다. 당시에는 고작 1패이고 연승 부담감 때문에서인지 큰 변곡점으로 평가되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 과정이 좋지 못했다. 이어 5월1일 대전 한화전은 쫓아가다 9회초, 마지막 한 점을 극복하지 못했고 2일 한화전은 잘 풀어가다 9회말 마무리투수 정찬헌이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패했다. 이 과정이 단순 3연패를 넘어선 것이다. 뼈아픈 역전패와 9회말 충격패가 LG의 이후 경기를 더욱 수렁에 빠뜨리고 말았다. 류중일 감독도 한 점차 패배들을 거듭 아쉬워했다.

근본적으로 떨어지는 전력이 드러나는 것일 뿐이라는 평가도 많다. 세이브는 챙겼지만 위태로웠던 마무리투수 정찬헌의 구위가 결국 사단을 냈는데 향후 스스로와 팀에게 다시 신뢰를 일으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일 퍼펙트피칭을 펼치던 김지용도 지속되는 일정 속 한계를 노출했고 진해수와 최성훈 등 믿을맨 전체의 연쇄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미 임정우의 시즌아웃으로 힘겨웠던 LG 불펜이 그 강력함을 잃어버리자 팀 장점이 사라지고 말았다.



순항하던 타선은 제대로 고비를 맞이한 느낌이다. 4번 타자 김현수가 고군분투 중이지만 홀로는 역부족이다. 대전 원정, 두산과의 홈경기 모두 기본 이상 쳐줬지만 확실히 8연승 당시 응집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뚜렷한 대책이 없어 더 문제다. 사실상 선택지가 별로 없는 2루수는 물론, 한 방 쳐주거나 분위기를 바꿔줄 대타자원의 무게감이 너무 낮다. 주전이 잘 터지는 날은 연승가도를 달렸지만 반대 상황이 되니 해결책이 전무하다. 리빌딩도 좋고 젊어진 팀 색깔도 좋지만 실력이 검증된 베테랑자원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LG 사령탑이 된 류중일(사진) 감독으로서는 올 시즌 초반 최대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결론적으로 총체적 난관이다. 류 감독은 잘 풀릴 때 투수가 잘 던져주고 타선이 잘 쳐준다고 칭찬했지만 연패기간, 투수는 힘에 부치고 타선은 부족하다. 신바람 사기가 쉽게 꺾이니 추락에 날개가 없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복귀를 준비 중인 외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빠른 합류가 절실하다. 여기에 고정적인 타순도 선수의 부상여부로 인해서가 아닌 환기 차원에서의 조정을 생각해볼 법하다. 마운드에서는 과감한 새 얼굴 등용 및 한 박자 빠른 교체 및 등판이 필요하다. 일단 연패를 끊어내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할 터이다.

2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 LG는 그중 가장 많은 31만552명(8일 기준)을 동원하며 최다관중을 자랑했다. 최근 문제된 사인논란에서도 특별한 구설수가 없을 정도. 팀은 서울연고를 강조하는 유니폼을 만드는 등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이런 와중에 8연패는 충격적이다. LG 코칭스태프는 연승 당시에도 지금의 순위는 의미 없다며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순위(공동 5위)도 연승도 전부 잊고 처음으로 돌아가야 팀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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