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의 엎어져 잡은 공, 집중해 때린 공 [이상철의 오디세이]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롯데의 반등에 빠트려선 안 될 이름, 채태인(36).

채태인은 27일 KBO리그 고척 넥센전에서 7회말 호수비를 펼쳤다. 롯데는 유격수 문규현의 송구 실책 후 소나기 펀치를 맞으며 6-3의 리드를 못 지켰다. 6-6 동점. 2사 1,2루로 위기는 계속됐다. 김하성의 타구도 빠르게 날아갔다. 1루수 채태인이 몸을 날려 잡아냈다.

흐름이 완전히 넘어갈 수 있던 상황이었다. 고비를 넘긴 롯데는 9회초 이대호의 2타점 결승타에 힘입어 8-6으로 승리했다. 9회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정훈의 호수비까지 이어졌다.
롯데 채태인은 제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채태인은 자신의 공을 굳이 티를 내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다리가 안 움직이니 몸만이라도 움직이자는 생각이었다. 그냥 엎어졌는데 (공이 저절로 글러브에)잡히더라”라며 농담 가득한 소감을 밝혔다.

채태인의 활약상은 수비만이 아니었다. 3-3의 6회초 무사 1,2루서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롯데가 좋은 흐름을 탈 수 있던 ‘동력’이었다.



그리고 채태인의 시즌 73번째 타점.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으로 2007년부터 KBO리그에서 뛰었던 채태인은 2014년(99타점)에 이어 커리어 두 번째 시즌 최다 타점을 기록했다.

타격감도 살아나고 있다. 8월 9일 광주 KIA전까지 타율 0.285에 그쳤다. 그러나 8월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시즌 첫 4안타를 친 후 스윙이 매서워지고 있다. 8월 타율은 0.353, 9월 타율은 27일 현재 0.362다.

채태인은 거인군단의 5번타자다. 그가 뒤에서 버티고 있으니 4번타자 이대호의 폭발력도 배가됐다. 3경기 연속 결승타를 친 이대호는 “(찬스에서)내 뒤에 (채)태인이가 있으니 투수도 나와 승부를 쉽게 피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이에 채태인은 “주자가 있을 때 타석에서 더 집중이 잘 된다. 스윙을 짧게 하는데 결과가 좋다. 타격감도 자연스레 올라갔다”라고 말했다.

채태인의 시즌 득점권 타율은 0.345다. 주자 있을 때는 0.324인 반면, 주자 없을 때는 0.287다. 3푼7리나 차이가 난다. 그의 말대로 한 방만을 노리지 않는다. 8월 11일 잠실 두산전 이후 안타 25개 중 장타는 8개(2루타 7개·홈런 1개)다.

공교롭게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채태인은 넥센에 무척 강했다. 넥센전 15경기 타율 0.345로 KIA전(0.364), 삼성전(0.354) 다음으로 높다. 눈에 띄는 것은 타점이다. 넥센전에서만 16타점(21.9%)을 쓸어 담았다.

27일 경기는 채태인에게도 의미가 있었다. KBO리그 통산 1100번째 경기(역대 113번째)였다. 남들보다 KBO리그에서 늦게 시작한 만큼 작은 기록조차 의미가 크다고 밝혔던 채태인이다. 그 기록은 누적된다. 채태인이 현역으로 계속 뛰는 동안.

1100경기를 뛴 소감을 묻자, 그는 “많이 뛰었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는 의지를 다졌다. 채태인은 올해 초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넥센을 떠나 롯데로 이적했다. 계약기간은 1+1년이다. 롯데에서 첫 시즌, 그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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