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의 진짜 시즌은 6월, 더 정확히 말하면 6월 17일부터 시작됐다.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6-4로 이긴 것을 시작으로 5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탔다. 찻잔속 돌풍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6월 잔여 일정을 12승 2패로 마무리한 이들은 7월 17승 8패, 8월 18승 9패, 9월 16승 10패를 기록하며 거침없이 질주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75승)보다 22승을 더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 자리에 당당히 올랐다. 뉴욕 양키스에게 패하며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탈락했지만, 이들의 2018시즌은 성공적이었다.
어깨 부상을 당한 마네아를 비롯해 많은 선발들이 다쳤다. 사진=ⓒAFPBBNews = News1
안좋았던 일 선발 투수들의 부상이 많았다. 자렐 코튼, 다니엘 고셋, 켄달 그레이브맨은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27경기에서 12승 9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중이던 션 마나에아도 어깨 부상을 안고 있었음이 드러났고, 수술대로 향했다. 다니엘 멩덴(발 염좌) 브렛 앤더슨(어깨, 팔뚝 염좌) 트레버 케이힐(팔꿈치, 아킬레스건)도 수술까지는 아니었지만,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다. 그 결과, 오클랜드 선발진은 아메리칸리그에서 세번째로 적은 824 1/3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규정 이닝을 넘긴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밥 멜빈 감독은 시즌 막판 ’오프너’를 실험했고,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이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첫번째 투수로 나온 리암 헤드릭스가 1회에 2점을 허용하며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선발 투수들이 이렇게 많이 다치지 않았다면, 이들의 가을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성적은 좋았지만, 흥행은 여전히 남의 집 얘기. 총 157만 3616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아메리칸리그 15개 팀 중에 13위다. 신축구장 건설 문제는 여전히 답이 보이지 않았다. 이웃 팀인 레이더스, 워리어스는 새 연고지, 혹은 새 구장으로 떠날 생각에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이들은 리그에서 가장 낙후된 구장을 계속 써야 할 처지다. 지난 4월에는 연고 이전 50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사상 초유의 무료 입장 경기까지 열었다.
맷 채프먼은 2018시즌 리그 최고 수비수로 인정받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좋았던 일 선발은 허약했지만, 대신 불펜이 막강했다. 오클랜드 불펜진은 아메리칸리그에서 두번째로 많은 641 1/3이닝을 던지며 두번째로 좋은 3.3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질과 양으로 모두 성공했다. 블레이크 트레이넨은 68경기에서 80 1/3이닝을 소화하며 0.78이라는 믿을 수 없는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세이브도 38개를 기록했다. 여기에 시즌 도중 합류한 주리스 파밀리아, 페르난도 로드니, 숀 켈리 등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신예 루 트리비노도 6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92로 가능성을 보였고 유스메이로 페팃은 74경기에서 93이닝을 소화하며 마당쇠 역할을 제대로 했다.
타석에서도 좋은 일들이 많았다. 맷 올슨은 162경기에 모두 출전, 29홈런 OPS 0.788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의 성공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제드 라우리는 메이저리그 데뷔 11번째 시즌만에 올스타에 출전하는 감격을 누렸다. 맷 채프먼은 타석에서 OPS 0.864 24홈런, 수비에서 DRS +29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모두 빛났다.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트레이드된 스티븐 피스코티는 새로운 팀에서 다시 주전 우익수 자리를 되찾았다. 대륙 건너편 크리스 데이비스가 최악의 타율로 고생하고 있는 사이, 오클랜드의 크리스 데이비스는 48홈런 123타점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여러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지만, 그중에서도 라몬 라우레아노는 가장 인상적이었다. 타석에서 OPS 0.832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있었지만, 수비 하나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8월 12일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상대 타자의 타구를 펜스 앞까지 쫓아가 잡은 뒤 그대로 1루에 뿌려 병살타를 완성했다. 송구 거리만 321피트(97.8미터)에 달했다. 385 2/3이닝을 소화하면서 9개의 보살을 기록했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