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호텔’에 비친 홍상수와 김민희 인생 [솔직리뷰]

[매경닷컴 MK스포츠 신연경 기자] ‘강변호텔’(감독 홍상수)에서는 죽음을 예상하는 한 남자와 이별의 상처를 지워가고 있는 한 여자의 삶을 그린다. 적적함이 가득 베인 이들의 인생에서 홍상수 감독의 모습이 비친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강변호텔’은 강변의 호텔에 공짜로 묵고 있는 시인 영환(기주봉 분)이 아무 이유 없이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오랫동안 안 본 두 아들 경수(권해효 분), 병수(유준상 분)을 부른다. 또한 상희(김민희 분)는 같이 살던 남자에게 배신당한 후 호텔에 묵고 있으며 선배 연주(송선미 분)가 위로하기 위해 그를 찾는다.

영환은 두 아들이 어릴 적 사랑을 찾아 집을 떠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미안함 때문에 살 수는 없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사랑을 논한다. 병수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자 영환은 “그래 넌 원래부터 엄마 아들이었어”라고 말한다. 이에 병수는 “내가 엄마 아들인 만큼 아버지의 아들이기도 하다”라며 울부짖는다.

또한 경수는 “엄마 말로는 (아버지가) 인간이 아닌 괴물 같은 존재다. 좋은 점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인간”이라며 원망을 대신 전한다. 극 중 상희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왼손에 화상을 입은 채 호텔에 머물고 있다. 그는 같이 살던 남자가 유부남이었음을 털어놓으며 이별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애써 괜찮은 척 덤덤하게 “지금은 그 사람이 이해된다”라고 말하지만 결국 화상처럼 마음에 생긴 상처를 고백한다.



이를 들은 선배 연주는 “인간도 아니야. 그 사람 잊어”라고 조언한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인생이 기구하다며 서로 위로하고 감싸 안는다.

영환과 상희에게서 각각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모습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사랑을 찾아 떠난 영환과 가정이 있는 남자를 사랑한 상희의 현실이 두 사람과 너무도 닮아있다. 어쩌면 홍상수 감독이 영환과 상희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전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강변호텔’에서는 사랑과 이별뿐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저 죽어도 됩니다”라고 말하는 영환의 삶에서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만이 아닌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마음가는대로 용기 낼 수 있는 이유로 그려진다.

영화 속 경수와 병수가 나누는 유쾌한 대화는 관객들을 피식 웃음나게 만든다. 상희와 연주의 대화는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영환의 삶을 통해서는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온통 흑백인 영화 장면처럼 왠지 모를 쓸쓸함이 가득 느껴진다.

한편 ‘강변호텔’은 홍상수 감독의 23번째 작품이자 그가 김민희와 6번째 호흡을 맞춘 영화다. 이 영화는 29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를 비롯해 20회 리우 데 자네이루 국제영화제, 19회 도쿄필름엑스, 29회 스톡홀름영화제, 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56회 뉴욕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71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56회 히혼국제영화제에서는 기주봉이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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