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 때 사랑한다’ 류수영 “악역 연기 호평? 스스로 죠스라고 생각” [MK★인터뷰①]

매경닷컴 MK스포츠 신연경 기자

배우 류수영이 ‘슬플 때 사랑한다’를 통해 역대급 악역 타이틀을 얻었다. 스스로 ‘죠스’라고 생각하면서 연기에 임했다는 그는 악역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과 관심에 고마움을 표했다.

류수영은 지난달 종영한 MBC 토요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에서 강인욱으로 열연했다. 극 중 아내 윤마리(박한별 분)에 대한 사랑과 집착으로 그를 갖기 위해서라면 인생을 걸 수 있는 욕망남을 소화해냈다.

‘슬플 때 사랑한다’는 ‘쫓기는 여자, 쫓는 남자, 숨겨준 남자'. 사랑은 흔하나 진짜 사랑은 힘든 시대,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세 남녀의 격정 멜로드라마로 류수영을 비롯해 배우 박하나, 지현우, 박한별, 왕빛나, 고주원 등이 호흡을 맞췄다.



류수영이 ‘슬플 때 사랑한다’를 통해 악역 연기를 소화했다.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랜만에 나쁜 사람을 연기하다 보니까 연습하면서 스스로 느끼기에 이상해졌다. 대본 연습을 할 때 책상 앞에 거울을 놓고 연기하는데 어느 순간 내가 내 얼굴을 보는 순간이 무서웠다. 급기야 거울을 사선으로 치워서 내가 원할 때만 볼 수 있게 놓고 연기했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숱한 고민도 들었지만 보람도 있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연기한 강인욱에 대해 ‘역대급 악역’이라고 표현했다. 덧붙여 연기는 세상을 보여주는 거울이기에 아내를 향한 폭력과 집착을 연기할 때 시청자들이 왜곡됐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슬플 때 사랑한다’를 촬영하면서 늘 우울하고 슬펐다. 연기하는 사람의 고충이지만 계속 윽박지르고 다른 사람에게 공포를 주는 인물이다 보니 기쁘지 않았다. 연기하면서 스스로 ‘나는 죠스다’라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보면 내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음악도 바뀌고 분위기도 공포스러웠다. 상황이 긴박해져야한다는 의무감으로 연기했다. 특히 감독님과 스태프들도 호흡이 끊어지지 않도록 웬만한 장면은 길게 찍어줬다. 인물에 맞춰서 촬영을 진행한 덕분에 만족스러웠다.”

극 중 강인욱이란 인물에 대해 묻자 류수영은 연민을 느꼈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때론 속물처럼 보이고 싶었다고 전했다.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생각과 더불어 작품에서 폭력성을 띤 장면이 빈번히 보여지길 원하지 않았다며 끊임없이 고민한 순간들을 이야기했다.

“강인욱은 악역 중에서도 극악이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도 않고 정당화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본성은 스스로 합리화시키는구나 또 한번 느꼈다. 아들러라는 학자는 인간의 일생은 열등감을 극복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는데 강인욱은 열등감 덩어리인데 극복도 안 되고 아내와 싸우고 집착하고 폭력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인물이다. 처음에 강인욱의 행동들을 보고 미화시키는 건 범죄라고 생각했다. 작품에 애정이 생기다 보니 어느 순간 악마의 이빨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강인욱에 연민이 생겼다. 내가 그 사람을 방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인물이었다.”

류수영이 ‘슬플 때 사랑한다’를 통해 악역 연기를 소화했다.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말 그대로 늘 화내고 소리치는 강인욱을 연기하며 웃을 일이 없었다는 류수영은 머릿속에 가장 잊혀지지 않는 장면들을 회상했다. 극 중 아버지인 강일국(정원중 분)을 향해 총을 겨누는 장면에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며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아직 충격을 벗어나지 못한 듯 했다.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강인욱이 아내 윤마리에 백허그하며 목에다가 코를 박는 모습이 있었다. 사실 촬영 현장에서 어린아이처럼 찍기 싫다고 투덜거렸는데 결과적으로는 반응이 좋았다.(웃음) 내가 내 머리에 총을 겨누는 장면도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비겁하게 도망가는 것 같았는데 감독님께서 그렇지 않을 거란 확신을 줬다. 마음이 힘들었던 때는 아무래도 아버지를 향해 총을 겨눈 장면을 촬영할 때다. 마지막 촬영보다 한달가량 앞당겨 찍었는데 아버지라는 사람한테 총을 겨눈다는 게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촬영 시작부터 내 스스로 감당이 안돼서 무너지기도 했다. 나중에 보니 간절하게 잘 나왔지만 참 힘들었다.”

특히 그는 힘든 촬영 중에도 시청자들의 응원과 관심에 큰 힘을 얻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연기의 신’이라는 호평에 또 한번 수줍게 웃은 류수영은 미워하면서도 강인욱에 애정을 가져준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시청자들이 칭찬도 해주시고 욕도 해주셨다. 악역에게는 욕 먹는 것도 칭찬이라고 생각한다.(웃음) 힘든 와중에도 힘을 많이 받았고, ‘그런 찬사를 언제 또 받아볼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좋았어요’ ‘소름 돋았어요’ 등의 반응도 감사했다. 나는 어떤 작품을 볼 때 그 장면에 몰입해서 소름이 돋는 느낌을 좋아한다. 그래서 소름 돋는다는 말이 듣기 좋았다. 징그러운데 가슴 아프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미워하면서도 애정 가지고 봐주셔서 감사했다.”

끝으로 류수영은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푹 빠져드는 작품을 하고 싶다. 계획을 세우고 사는 편은 아닌데 불행한 작품은 안 하고 싶다. 어떤 작품을 만날지는 모르지만 쉬지 않고 연기하는 게 좋은 것 같다”면서 또 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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