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스테로이드 파문…야구교실 전수조사 시급하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운영하는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선수들에게 불법 약물을 투약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젠 우후죽순 들어선 야구교실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급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대학 진학이나 프로야구 입단을 목표로 하는 유소년 야구선수들에게 밀수입 등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되는 아나볼릭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주사·판매한 유소년야구교실 운영자인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모씨(35)를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2일 서울서부지법은 금지약물 투약 혐의(약사법 위반)의 이 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소년 야구교실을 운영하면서 10대 선수에 금지약물을 투약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은 사실로 드러났다. 관련된 전직 프로야구선수는 구속됐다. 사진=천정환 기자
식약처 수사 결과, 이씨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몸을 좋게 만들어 주는 약을 맞아야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원하는 구단이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속이고 강습비 명목으로 무허가 스테로이드제제와 각종 호르몬을 1회당 300만원을 받고 직접 학생들에게 주사해 1년 동안 1억 60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겼다. 식약처는 불법의약품을 투여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야구교실 소속 유소년 선수 7명을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검사를 의뢰했으며 이중 2명이 금지약물 양성 확정 판정을 받았다.

전직 야구선수인 이씨는 도핑검사 원리를 파악하고 스테로이드의 체내 잔류시간을 계산해 투여하는 등 치밀하게 도핑검사와 보건당국의 단속을 피해왔다.

심각한 범죄다. 그리도 죄질도 좋지 않다.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아나볼릭스테로이드 제제를 투여하는 것은 갑상선 기능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야구계에 이런 불미스런 일이 다시 터졌다는 점에서 이를 그냥 넘길 부분이 아니다. 한 야구인은 “터질 게 터졌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은퇴하는 선수들의 진로 중 하나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야구교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사설 야구강습을 하는 야구교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야구교실은 사회인 야구인들이나 유소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야구교실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야구교실 간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고, 견디지 못해 문 닫는 야구교실도 생기고 있다.

이번 스테로이드 스캔들도 결국 야구교실의 심각한 경쟁 때문에 발생했다는 게 주된 시선이다. 성적을 올려주겠다는 유혹을 유소년 선수들과 그 학부모들에게 던졌다.

문제는 적발된 이씨 외에도 금지약물을 취급한 야구교실의 존재 여부다. 다른 야구인은 “아마 이씨만 그랬을 것 같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결국 현재 운영되는 야구교실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이런 의혹을 깔끔히 털고 가야 한다. 프로야구 OB모임인 일구회나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등이 가만 있을 때가 아니다. 은퇴 선수에 관한 부분이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직접 발벗고 나서야 한다. 프로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KBO에도 도움 될 일은 없기 때문이다. 전수조사를 통해 먼저 사법처리를 부탁해야 한다.

최근 프로야구는 인기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직 프로선수 스캔들 또한 인기 하락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야구계 전체가 제2, 제3의 이씨가 나오기 전에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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