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소녀’ 공감과 응원으로 만들어낸 전력투구 [MK★BIFF 리뷰]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우동)=김노을 기자

누구나 넘지 못할 선 하나씩은 갖고 있다. ‘야구소녀’는 성별의 벽 앞에서 보란 듯이 질주하며 끊임없이 문을 두들긴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섹션 초대작인 ‘야구소녀’(감독 최윤태)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여고생 야구 선수 주수인(이주영 분)이 금녀의 벽을 넘어 프로야구 진출에 도전하는 모습을 그린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좌절하면서도 꿈을 향해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 청춘의 모습을 유쾌하게 담았다.

주수인은 꽤 촉망받던 야구선수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진학하니 여자라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 편견에 놓이고 동료들은 하나둘 프로에 입단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어느 누구 한 명 주수인의 프로 입단을 긍정적으로 전망하지 못하지만 그는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늘 그랬듯 누구보다 많이 연습하고, 치열하게 고민한다. 현실의 벽을 넘든 그렇지 못하든 자신의 자리에서 최대치의 힘을 쏟아 붓는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섹션 초대작 ‘야구소녀’ 사진=영화 ‘야구소녀’
‘야구’와 ‘소녀’라는 평범한 두 단어가 한데 모이니 생경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두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진 ‘야구소녀’를 단지 야구를 좋아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인공은 성별이 남자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야구를 통해 밥 먹고 살려는 인물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먼저 프로에 입단한 친구에게 “중학생 때 내가 너보다 손도 더 크고 야구도 더 잘했다”라는 주수인의 말은 단순한 패배감으로 읽히기보다, 도저히 자기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높은 벽을 형상화한다. 그리고 그는 어떻게든 그 벽을 뛰어넘으려 전력 질주한다는 데 ‘야구소녀’의 미덕이 있다. 주수인을 둘러싼 주변 인물과 상황도 중요하다. 그의 아빠는 수년째 공부에 매달리고, 주수인을 시답잖게 바라보던 신임 야구 코치(이준혁 분)는 이후 방법을 도모해 주수인을 돕는다. 그런가하면 아빠가 공부에 매달릴 동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사람은 엄마다. 주수인의 엄마에게도 주수인과 같은, 어쩌면 더 크고 열정적인 꿈이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가족 부양 앞에 장사 없듯 엄마는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되었고 이제는 딸에게 자신이 일하는 공장의 한 자리를 소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수인은 여전히 야구를 꿈꾼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섹션 초대작 ‘야구소녀’ 사진=영화 ‘야구소녀’
‘야구소녀’는 주제적 측면과 장르적 재미를 동시에 갖췄다. 관객들은 그 안에서 발생하는 충돌 속 앞으로 끊임없이 나아가는 주수인의 야구 인생을 응원하게 된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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