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그때처럼만 된다면…”
18일 잠실구장에서 팀 훈련을 지휘한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묘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25년에 가까워진 1995년 가을은 다시 떠올려도 가슴이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파트너가 키움 히어로즈로 정해진 뒤라 두산의 훈련은 더욱 짜임새 있게 돌아갔다. 이날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3시간 가량 진행됐다. 배팅은 물론 라이브피칭과 수비 훈련 등 이제 한국시리즈가 다가오고 있었다.
2015시즌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태형 감독은 팀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 한 감독이 같은 팀을 이끌고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은 2011~2015시즌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현 LG트윈스 감독) 이후 두 번째다. 감독 첫해인 2015년 정규시즌 3위로 마무리 한 뒤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은 2016시즌 정규시즌 최다승 및 통합우승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7시즌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 지난해 정규시즌 최다승 타이기록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SK와이번스에 덜미를 잡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어느때보다 우승이 절박할 수 밖에 없는 김 감독이다. 감독 커리어 4년 동안 우승 두 번, 준우승 두 번을 했지만, 최근 2년 간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치고 있다. 김 감독은 “키움 하위타선까지 물올랐다”며 “단기전은 모든 잘 해야 한다. 그리고 분위기, 흐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독으로서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김 감독이지만, 선수와 코치까지 합치면 벌써 11번째 한국시리즈 무대다. 1995년은 선수 2001년은 플레잉코치였다. 삼성에게 패퇴해 준우승에 그친 2005년이나 SK에 2년 연속 무릎을 꿇은 2007~2008년에는 코치였다. 2012년에는 SK로 팀을 옮겨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첫 한국시리즈이자 주전포수 첫 우승을 맛본 1995년 우승이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올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이 1995년과 비슷했다.
당시 OB(현 두산)은 7월말까지 1위 LG에 6경기 차이로 끌려가고 있었다. 9월 1일까지도 선두는 LG였다. 그런데 9월 한 달 동안 기적이 일어났다. LG가 마지막 24경기서 13승 1무 10패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뒀음에도 OB가 18승 6패로 질주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OB는 정규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에서 LG를 꺾고 올라온 롯데 자이언츠와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여러모로 상황이 비슷하다. 두산이 정규시즌 최종일에 NC다이노스를 꺾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넉 달동안 1위를 달린 SK를 2위로 밀어낸 것도 그렇고, 3위 키움이 SK를 꺾고 올라온 것도 그랬다. 김태형 감독도 “그러고 보니까 그때랑 비슷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당시 롯데도 잘 때리고 잘 달리는 팀이었다. 전준호 김응국 이종운 등 좌타자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래도 우승을 했으니 좋은 기억으로 남은 시즌이다. 김 감독은 “그 때처럼 되면 얼마나 좋겠어”라며 웃었다. 한국시리즈에서 7차전 혈투를 치르긴 했지만 김 감독은 “그래도 우승을 했다”며 껄껄 웃었다. 우승에 대한 갈증을 24년 전 가을을 떠올리며 잠시 해소한 김 감독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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