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뽀로로”…모두를 아우른 펭수, 결국엔 공감이다 [펭수시대②]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무엇이든 울고 웃기는 데는 공감이 작용하는 게 이치다. 펭수는 상호간 공감이 깔려있어야 웃을 수도, 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EBS 최초의 연습생 신분인 펭수는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이다. 나이는 10살, 키는 210cm에 달한다. EBS ‘제1회 EBS 아이돌 육상대회’ 편이 히트하며 우주대스타의 꿈에 나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펭수에게는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재담이 특급 무기다.

펭수는 항상 바른 이미지로 대표되던 EBS 캐릭터들의 틀을 깼다.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이미지를 타파하는 건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교육방송이라는, 보이지 않는 구획선은 일종의 편견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핸디캡 속에서 태어난 캐릭터가 바로 펭수다.



EBS 연습생 펭수 사진=펭수 인스타그램
펭수의 언행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돌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특유의 목소리로 차분히 툭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일품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답이나 발상은 시청자들의 허를 찔러 자연스레 웃음 짓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펭수의 발칙한 면은 10대뿐만 아니라 2030 세대에도 입덕 포인트로 작용한다. 자기보다 먼저 EBS 문지방을 넘은 선배 뚝딱이의 ‘나 때는 말이야’ 연설에는 서둘러 귀를 틀어막고, ‘E육대’에서는 뽀로로, 뿡뿡이보다 자기가 더 잘 되고 싶은 욕망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 20대, 30대 더 나아가 중장년층은 효자손 같은 펭수의 모습을 통해 대신 희열을 느끼고 공감한다. 우리는 현실에 존재하는 계층, 계급, 무수히 많은 바운더리를 쉽게 뛰어넘을 수 없다.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가능한,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펭수는 우리가 마음으로만 생각하는 걸 입 밖으로 내뱉고 행동으로 옮긴다. 이제는 마치 고유명사처럼 자리 잡은 김명중 EBS 사장을 시도 때도 없이 부르는 게 단적인 예다. 혁신도 꿈꾼다. 교무실을 키즈카페처럼 만들고 “혁신”을 당당히 외치는 펭수의 모습에서 어쩌면 펭수 말대로 불가능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침없는 언행으로 인기몰이 중인 펭수 사진=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 캡처
펭수는 10분 남짓한 유튜브 콘텐츠 중 절반 이상을 말이 안 되는 듯, 말이 되는 이야기로 채운다. 그 안에는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지만 실현하지 못하는 면이 투영되어 있기도 하다. 규정하기 좋아하는 인간들에게 ‘펭수는 펭수다’라며 타인과 자신을 절대 비교하지 않는 자신감, 겸손과 가식은 고향 남극에 두고 온 듯한 솔직함이 다들 마음에 하나의 펭수를 품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시청자들은 펭수와 그의 정착을 도운 스태프들의 환경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한 시청자는 유튜브 채널 댓글창을 통해 “‘펭TV’ 관계자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기로에 서 있지 않기를 바란다”고 그들의 현실을 걱정했고, “펭수를 위해서이긴 하지만 더운 날씨에 뛰어다니고 또 편집까지 해야 하는 제작진이 남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동병상련을 느꼈다.

신파를 따르지 않는 펭수의 발칙한 모습에는 희로애락이 담겼다. 너나 할 것 없이 세대를 아우르는 동질감에서 비롯된 공감이 자꾸만 펭수를 찾게 만들고 있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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