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두·전명규, 그들이 세우고 망가뜨린 겨울왕국 [2019년 그 사람]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2019년 한국 스포츠는 다사다난했다. 영광과 좌절, 환희와 아쉬움, 비상과 추락이 극명하게 갈린 한 해이기도 했다.

2019년 스포츠계에 닥친 여러 사건·사고에는 중심에 섰던 인물들이 있다. 이제 저물어 가는 2019년에 사건·사건의 중심에 섰던 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2020년에도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 또는 좌절을 딛기 위해, 비상을 위해,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각자 살고 있을 것이다. 화제의 인물들을 되돌아보고, 그 후를 조명해봤다. 2019년 2월 21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은메달을 딴 팀킴이 폭로한 김경두(63) 일가의 부당행위가 사실이라고 발표했다.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다. 3월 22일에는 교육부 감사 결과 전명규(56) 전 한국체육대 교수가 조재범(38) 전 국가대표 코치의 폭행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한 것을 포함해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



의혹이 모두 사실로 밝혀지면서 동계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들은 컬링·빙상계의 터줏대감이었다.

레슬링 선수 출신이었던 김경두는 우연히 컬링의 매력에 빠지며 한국에 컬링을 도입했다. 1994년 컬링협회를 설립했고, 7년 후에는 첫 실업팀 창단을 주도했다. 2017년 6월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으로 승선하며 수장의 위치까지 올랐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이었던 전명규는 1990-2000년대 쇼트트랙 지도자로 활동하며 동계종목의 부흥을 이끌었다. 이후 2002년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로 재직한 전명규는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이사를 거쳐 2009년 2월 부회장을 겸임했다. 선수-코치-감독-전무이사-부회장의 엘리트 코스를 거친 ‘성골’이었다.

이들은 노력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겨울왕국’이 탄생했다. 분명 업적도 있었다. 그러나 야욕을 드러냈고 왕국을 망가뜨렸다.

김경두는 영향력을 갖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연맹의 사유화를 시작했다. 부인은 대구컬링연맹 부회장, 딸은 국가대표팀 감독, 사위는 혼성 대표팀 감독, 친동생에겐 대한컬링연맹 이사를 맡겼다. 심지어 친구, 사위의 동생들까지 눌러 앉히며 대규모 가족 경영을 해나갔다. 이와 더불어 훈련비를 횡령하고 영수증을 위조하는 등 전횡을 일삼았다.

전명규는 셀 수 없는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 스케이트 구두를 가품으로 납품해 특정 업체에 금전적인 수혜를 안겼다. 이 외에도 취업청탁, 학생 피해 신고 묵살, 사이클 자전거 2대 수수 등 다방면에 걸쳐 여러 비리를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왕국의 일원을 꿈꾸며 들어온 후배들이었다. 평창올림픽 영웅 팀킴은 폭언 등 인권침해를 당했고, 지도자들의 부실한 지도로 온당한 교육도 받지 못했다. 대회 상금마저 김경두 일가에 횡령당했다.

조재범 코치 사건에 연루된 피해자들은 권리를 지켜줘야 할 임원마저 합의로 압박하며 더 큰 상처를 받았다. 또한, 금전적 비리로 마땅히 한국체대 학생에게 돌아가야 했던 수혜들은 고스란히 전명규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김경두는 지난 9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거치고 있다. 전명규는 지난 8월 교수직에서 파면되는 중징계를 맞았다. 그들이 세운 일그러진 겨울 왕국의 결과였다. mungbean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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