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냥의 시간’이 기존에 없던 앵글과 사운드를 예고했다. A부터 Z까지 새로운 화면으로 채워질 이 영화에 대해 윤성현 감독부터 모든 배우들이 자부심을 드러냈다.
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사냥의 시간’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윤성현 감독과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가 참석했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의 숨막히는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로 ‘파수꾼’(2010)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의 신작이다.
‘사냥의 시간’은 내달 개최되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됐다. 해당 섹션에 한국영화가 초청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초청에 대해 윤 감독과 배우들은 “기쁜 소식에 너나 할 것 없이 환호했다. 꿈같은 영화제인데 초청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라고 기뻐했다.
영화 ‘사냥의 시간’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사진=김영구 기자
윤 감독은 이 영화의 제작기를 떠올렸다. 긴 시간을 쏟을 만큼 공을 들였다. 그는 “2018년 겨울부터 시작해서 지난해 여름까지 촬영을 진행했다. 본의 아니게 후반 작업에 공을 들이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됐다. 지금까지도 CG 작업을 하는 중이고 이미지 반, 사운드 반이라서 촬영만큼이나 믹싱에 공을 들인다. 다른 영화에 비해 훨씬 긴 시간을 사운드에 시간을 쏟았다”고 밝혔다.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움을 예고하기도 했다. 어릴 적 접했던 ‘죠스’ ‘터미네이터’와 ‘매드맥스’ 등 직선적인 이야기가 매력적인 작품을 언급하며 “‘사냥의 시간’은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이 크다. 한국영화를 보면 내러티브에서 오는 부분이 많은데, ‘새롭다’라는 표현은 조심스럽고, 다른 방향성을 가고 싶었다고 말씀드리는 게 맞겠다”고 털어놨다.
영화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이어 “시네마틱한 음악과 사운드, 배우들의 표정이 이루어진 영화이기에 ‘파수꾼’을 포함해 많은 한국영화와 다른 방향성을 갈 것 같다. 배경을 근미래로 설정한 이유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하위문화가 포함된 디스토피아로 빈민가에서부터 생기는 문화를 굉장히 많이 차용했다. 다른 영역의 영화적 재미를 주는 영화를 좋아했고, ‘파수꾼’과 반대 진영에 있는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고 작품의 시작을 떠올렸다. 윤 감독과 이제훈, 박정민은 ‘파수꾼’ 이후 9년 만에 재회했다. 이제훈은 “파수꾼 팀이 다시 만나기를 바랐는데 다시 만나서 너무 좋다. 그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 또래 친구들이 모인 이야기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이번 촬영 현장은 춥고 힘들었지만 다시 보고 싶었던 그 힘으로 의지하고 버틴 것 같다. 박정민과 감독님 모두 그 시간 동안 변한 게 없이 똑같다. 그때 촬영장과 지금 촬영장은 환경만 조금 달라졌을 뿐 변한 건 없다”고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박정민 역시 “저도 마찬가지다. 긴 시간 동안 계속 만나고 지내왔기 때문에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한 게 없다고 느낀다. 촬영장 사이즈가 커지고 밥차가 생기고 배우들이 인기를 좀 더 얻었고 그 정도 다르다. 본질적인 것은 거의 변한 게 없다”고 공감했다.
영화 ‘사냥의 시간’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사진=김영구 기자
배우들 중 막내인 최우식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경사에 놓였다. 전작 ‘기생충’의 칸 영화제 수상부터 시작된 오스카 레이스에서 감격의 순간을 만끽 중인 최우식은 최근 SAG 앙상블상 수상에 대해 “기뻐서 울음이 난 건 처음”이라며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렇게 감사한 일에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았다. 시상자가 영화 제목을 딱 말했을 때 너무 닭살 돋고 기억도 잘 안 날 정도”라고 떠올렸다. 당초 생각한 이미지와 달랐던 배우를 묻는 질문에서 모든 배우들은 박해수를 꼽았다. 최우식은 “(박해수에 대해) 차가운 이미지가 있었는데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동네 형처럼 인간미가 넘치더라. 만나자마자 바로 친해졌다”고 박해수의 남다른 친화력을 언급했다.
이제훈 또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의 다양한 분위기와 우직하고 강렬한 형이라고 느꼈다. 실제로는 친근한 동네 형 같았다. 주위에서 함께 작품 했던 분들 중 가장 의외였던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해수 형을 자주 언급한다. 정말 착하다”고 전해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