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형, 첫 단독 주연 ‘아무도 모른다’ 속 진가 [안방극장 여풍①]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데뷔 20년을 훌쩍 넘긴 배우 김서형이 첫 단독 주연작 ‘아무도 모른다’로 진가를 발휘했다.

SBS 새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극본 김은향, 연출 이정흠)는 지난 2일 첫 방송됐다. 과거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을 중심으로 경계에 선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지키고 싶었던 어른들의 이야기가 큰 줄기다. 김서형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전작 ‘SKY캐슬’ 종영 후 1년 여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이자 지상파 첫 단독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김서형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 1팀 팀장 차영진 역을 맡았다. 18살 여름 단짝 친구 수정을 성흔 연쇄살인사건 희생자로 잃은 뒤 숙명처럼 경찰이 되어 밤낮 범죄와 사투를 벌인다. 영진이 형사 생활을 하는 데 원동력은 친구가 죽기 전날 걸었던 세 통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죄책감이다.



데뷔 20년을 훌쩍 넘긴 배우 김서형이 첫 단독 주연작 ‘아무도 모른다’로 진가를 발휘했다. 사진=SBS
시청자들의 흥미를 잡아끌어야 하는 처음, 그리고 두 번째는 새 드라마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아무도 모른다’ 첫 회는 영진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죄책감과 트라우마가 교차적으로 다뤄졌다. 여기에 연쇄살인사건을 맡게 된 그가 사건의 실마리를 발견하고 의문의 종교단체 ‘신생명 교회’에서 또 다른 살인사건을 목격한 뒤 목사 서상원(강신일 분)과 맞닥뜨려 긴장감을 높였다. 트라우마가 깊이 내재된 인물을 연기하는 데에는 배우의 몫이 그 어떤 캐릭터보다 크다. 영진은 팀장 승진을 진심으로 축하해줄 친구 하나 없이 긴 시간 외로이 혼자서 걸었다. 과거 사건으로 메마른 마음은 겉으로 표출되지 않고, 연쇄살인마에 대한 분노도 주변과 나누지 않고 홀로 감내한다. 김서형이 그린 영진은 물기 없이 다 말라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듯 하다가 이내 눈을 반짝인다. 어떻게든 이 사건을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집념과 목표의식으로 점철돼 캐릭터 자체가 곧 드라마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된다.

배우 김서형 사진=SBS
김서형은 몰입도를 높여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에 성공했다. 아무리 장르물이라고 한들 주인공 형사가 미간만 찌푸리고 악만 쓰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진리’를 몸소 내보이고 설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무도 모른다’의 영진이 여러 악역을 통해 제시된 김서형의 연기 연장선에 놓인 캐릭터가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다 기우였다. 진실을 찾는 정의의 편에 선 김서형의 연기는 이전에 없이 새로웠고 담백했다. 편리한 대로 연기하지 않은 덕분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도 영진이 마음 속 간직한 여러 감정을 드라마에 분위기로 흡수시켰다. 방송에 앞서 진행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김서형은 이 드라마를 두 차례 고사했음을 밝히며 “깜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민폐를 끼칠까 걱정이라던 김서형. ‘아무도 모른다’의 영진이 그와 만나 참 다행이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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