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와 만난 인공지능, 신선하거나 생소하거나 [반의반①]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인공지능(AI)과 로맨스라는 이질적인 소재가 ‘반의반’으로 섞였다. 어쩔 수 없는 낯설음 탓에 아직까지는 신선과 생소의 평가를 오가고 있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반의반’(극본 이숙연, 연출 이상엽)은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하원과 클래식 녹음 엔지니어 서우가 만나 그리는 시작도, 성장도, 끝도 자유로운 짝사랑 이야기다.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프로그래머 하원을 배우 정해인, 녹음 엔지니어 서우를 채수빈이 연기한다. 여기에 하원의 조력자이자 가드너 문순호 역은 이하나, 어두운 과거를 가진 피아니스트 강인욱 역은 김성규가 맡았다.

거대 포털기업의 창업자이자 대표인 하원은 첫사랑 지수를 잊지 못한다. 노르웨이에서 유년기를 거쳐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살았던 하원과 지수는 서로를 유일한 친구이자 안식처, 그 이상의 존재로 여기며 의지한 추억이 있다. 어머니의 사고를 계기로 미국으로 떠난 하원은 7년 후 지수와 재회하지만 지수는 인욱과 결혼하고, 그렇게 둘은 또 이별한다. 서우는 하원과 지수의 서사를 모른 채 하원과 순호의 ‘목소리 녹음’ 부탁에 응하고 이후 큰 절망에 빠진다.



‘반의반’ 포스터 사진=tvN
첫 방송부터 과연 인공지능 소재를 취한 드라마다웠다. 하원은 자신이 개발한 AI 기기와 소통하며 지수에 대한 그리움을 투영하거나 과거의 노르웨이에 머물렀다. 그리고 우연히 서우의 피아노 소리에 이끌리고 AI는 거기에만 반응했다. 생소한 소재와 로맨스의 접목은 제작진이 자부한 것처럼 실로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하원은 서우보다 주로 AI와 대화를 나눴고 감정을 교류했다. 남녀주인공의 드라마틱한 만남이 로맨스물의 정석이라면 ‘반의반’은 그 만남에 따른 다이나믹을 최소화해 오히려 여러 공백을 남겼다. 하원이 AI에게 건네는 단어나 문장이 서사의 조각이자 시청자에게는 힌트인 셈이며, 하원의 첫사랑을 향한 그리움이 서우와 첫 만남을 가볍게 이겨버리는 신선함도 존재했다. “반의반만 있으면 된다”라는 하원의 대사는 드라마의 테마를 관통한다. 이 테마는 로맨스물답게 감성적인 연출과 아름다운 영상미로 시각화된다. 잔잔한 음악은 마치 서우 그 자체인 듯이, 한 생명처럼 흐른다. 특히나 뮤직비디오나 영화를 연상케 하는 영상미는 ‘반의반’의 정서에 큰 몫을 차지하고 독특한 감상을 안긴다는 점에서 제법 새롭다.

다소 난해하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앞으로 ‘반의반’이 풀어야 할 과제다. 우선 앞선 회차에서 하원이 왜 그토록 지수의 목소리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실마리가 없어 흥미를 반감시켰다. 이후 지수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된 하원과 서우의 요동치는 감정선은 시청자가 따라가기에 일부 개연성이 부족하고 몰입이 어려운 지점이 있다. 또 AI와 로맨스의 접목은 신선함과 새로움을 가져왔지만, 한편으로는 난해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몰입도를 높여 시청자를 유입해야 하는 초반부에 하원은 AI와 알 수 없는 단어와 문장으로만 대화를 나눠 마치 퍼즐을 맞추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이 퍼즐이 어딘가 늘어지고 지루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다.

드라마에서 흔히 접하지 못했던 소재와 가장 보편적인 장르가 호기롭게 만난 ‘반의반’이 주어진 몇몇 숙제를 무사히 마치고,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눈여겨 볼 일이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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