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와 충청권 4개 시도간 소통 부재 문체부 “서류 보완 안돼 신청 마감 놓쳤다” 충청4개시도 “2032 올림픽 남북 유치 때문에 안됐다” [MK스포츠]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의 소통이 원활치 않아 빚어진 결과였다. 2032년 올림픽 남북한 공동유치를 추진중인 문화체육관광부가 2030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려는 충, 남북과 대전, 세종 등 충청권 4개 시·도의 대회 유치신청을 승인해 주지 않았다. 이에 따라 560만 충청권 시·도민의 숙원사업이었던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신청도 하지 못한 채 무산됐다. 이 대회 개최지는 신청 마감인 4월 22일까지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카타르(도하)와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2개국 가운데 하나가 오는 11월 29일 중국 하이난성 싼야(三亞)에서 열리는 OCA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된다. 아시아 45개 회원국 1만7천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 16일간 28개 올림픽 종목 등 40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룰 2030년 아시안게임. ‘Bridge Asia, Bright Chungcheong’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회 사상 첫 분산 개최를 시도한 충청권 4개 시·도는 이 대회를 계기로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의 밝은 미래를 선도하는 주역으로의 도약을 꿈꿨다. 하지만 충청권 최초의 국제종합경기대회로서, 대회 유치의향을 물은 관내 설문조사에서 89%의 찬성률을 기록했음에도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는 물 건너가고 말았다. 충청권 시·도민들이 정부의 홀대를 주장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충청권 유치, 체육회의 67대1 가결도 무색 2030 충청권 아시안게임의 본격 유치 행보는 작년 2월 7일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회동, 공동유치협약을 했고 2월 11일 당시 충북 출신 도종환 문체부장관을 방문, 적극 지원을 약속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충청권 4개 시·도는 기본계획 수립과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1조 2500억 원의 소요예산을 4개 시·도가 3000억 원씩 분담하기로 하는 등 아시안게임 유치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했다. 이어 OCA가 지난 1월 23일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신청 마감을 4월 22일로 알려오자 대한체육회에 유치의향 서류를 제출했다. 대한체육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 2020년 총회를 4월 10일 서울 롯데월드에서 개최, 단독 신청한 충청권 4개 시·도의 유치신청을 찬반투표에 붙여 67대 1로 가결했고 이기흥 회장과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대회개최에 따른 협약을 체결, 4월 13일 문체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서류심사에만 1개월이 걸린다”며 미온적 태도로 나오면서 서류 보완을 요구했고, 4개 시·도는 우선 OCA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정부 승인을 재차 건의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아 신청 마감일을 넘기고 말았다.
지난 4월10일 대한체육회 총회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중앙)과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2030 아시안게임 개최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까지 했으나 유치신청도 하지 못하고 무산됐다. 사진=이종세
이와 관련, 체육계와 충청권 4개 시도 관계자들은 문체부가 2018년 남북 정상간 합의한 2032년 올림픽 남북한 공동유치를 성사시키려다 보니 2030년 아시안게임 개최에 부담을 느껴 유치신청 승인을 허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2년 간격으로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할 경우 국가 재정에 무리가 올 수도 있어 문체부가 의식적으로 2030년 아시안게임의 충청권 유치를 외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유치는 작년 2월 11일 대한체육회 총회에서 서울이 35대 14로 부산을 제치고 남측 개최지로 선정된 뒤 나흘 만에 도종환 문체부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북한 김일국 체육상과 함께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유치의향서를 전달했었다.”며 “유독 2030 아시안게임 유치신청 서류심사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인상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체부 관계자는 “충청권 4개 시·도에서 제출한 자료가 미비해 보완을 요구했는데 완벽한 서류가 오지 않아 유치의향서를 OCA에 제출하지 못했을 뿐 2032년 올림픽 남북한 공동유치를 의식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충청권 4개시·도와 문체부 의도 서로 달라
지난 4월10일 대한체육회 총회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중앙)과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2030 아시안게임 개최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까지 했으나 유치신청도 하지 못하고 무산됐다. 왼쪽부터 허태정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이회장, 이시종 충북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사진=이종세
하지만 정부는 지난 1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한 공동유치 및 개최 추진계획안'을 의결했고 다음 날 민주평통자문회의도‘지원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남북공동 올림픽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체육계에서는 충청권 4개 시·도가 2030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했을 경우 성공적인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 개최를 위해 북한측과 공동보조를 취할 조건을 제시했다면 문체부가 유치 불허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체부는 그동안 2018년 9월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평양 공동선언문 4조 2항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유치에 협력한다’는 조항에 의거,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도 같은 맥락에서 검토, 추진돼야한다는 입장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유치해 사전 점검을 했듯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도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전제로 준비하기를 바랐던 것. 물론 현재의 남북관계로 미뤄볼 때 2032년 올림픽의 남북공동유치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이든 올림픽이든 남북이 공동개최할 경우 대회조직위원회 구성이나 경기장 배치, 숙박, 교통 등 고려할 사항이 많은데도 충청권 4개 시·도가 이러한 배려를 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문체부와 충청권 4개 시·도의 소통이 보다 원활했더라면 2030년 아시안게임을 유치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무산시키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종세(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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