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알 수 없는 박병호의 방망이 “다 나 혼자만의 문제”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누구 탓이 아니라 모두 나 혼자만의 문제였다.”

24일 만에 3안타를 몰아친 박병호(34·키움)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2020년 시즌이다. 그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는 26일 KBO리그 고척 롯데전에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키움의 8-1 승리를 견인했다. 1회말에 빅이닝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추가 득점이 필요했던 5회말과 7회말에 적시타를 때렸다.
박병호는 26일 KBO리그 고척 롯데전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키움의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손혁 감독은 “공격이 살아났다. 박병호가 중요한 순간마다 적시타를 치며 분위기를 잘 이끌었다”고 흡족해했다.



관중이 입장하면서부터 잠에서 깨어나는 걸까. 13일 광주 KIA전부터 25일 롯데전까지 10경기 타율이 0.143(35타수 5안타)에 그쳤던 박병호다.

수용 인원의 10%인 1742명만 자리할 수 있었으나 선수들에겐 적지 않은 숫자였다. 박병호는 “확실히 연습경기 같았던 예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나 또한 집중력이 더욱 좋아졌다”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박병호의 ‘내일’ 타격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기복이 상당히 심했다. 상승하는가 싶었다가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박병호도 조심스럽다. 그는 “그동안 (타격감을 끌어 올리려고) 여러 가지를 시도했다. 그렇지만 어떤 효과라도 있었다면 진작 (타격이) 좋아졌을 것이다. 결국 타이밍이 중요한 건데 내가 그걸 잘하지 못했다. 지금도 같은 고민을 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계기’를 마련했다는 건 의미가 있다. 손 감독도 ‘4번타자’ 박병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박병호는 “모두가 아시다시피 그동안 좋은 타격감을 못 보여줬다. 오늘 경기에선 안타를 친 게 타점까지 이어졌다. 그런 부분이 기분 좋았다. 계속 좋았다가 나빴다가 반복했다. 오늘은 타격이 나쁘지 않았으니 이를 잘 떠올리며 다음 경기를 뛰어야 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스도 심했다. 그러나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과정이다. 박병호는 “난 콘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가 아니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삼진 아웃도 많았다. 당연히 부담도 있다. 하지만 내가 다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 난 과거 4번타자 시절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건 명백한 사실이다. 내가 지금 왜 5번 타순에 배치되는지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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